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 적성과 대학전공

2007-07-21 (토)
크게 작게
아이들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좋은 대학 보내기이다. 한국의 불안정한 입시제도와 치열한 경쟁, 또 교육의 질을 생각하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축복이다. 그런데도 요즘들어서는 미국에서도 웬마큼 좋은 대학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 AP과목 수강과 SAT 점수에 대한 부모들의 열띤 관심이 별생각 없던 부모들까지도 긴장하게 만든다.
아이가 어떤 대학을 가느냐 못지 않게 무엇을 전공하게 될 것인가도 심각한 관심사이다. 전공을 결정하는 것은 곧 평생의 진로를 정하는 것과 같은 무게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UCLA 교육 연구결과에 의하면 똑똑하다는 학생들의 50%가 졸업하는데 6년이 걸리고, 75%는 자신들의 대학전공과 상관없는 직장을 얻게 된다고 한다.
대학 다니며 전공을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자신이 졸업 후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뚜렷한 초점이 없어 낭비되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갈수록 대학 교육비도 만만치 않은데 투자효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막연히 대학교육을 시킬 수는 없다.
본질적으로 아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뜻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기 원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말이다. 게다가, 집이나 학교에서 관심과 격려받지 못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어 자신의 관심분야와 미래의 진로와의 상관관계를 보지 못하고 너무도 많은 선택 사이에서 갈 바를 모른다.
적성 혹은 선천적 능력이란 이미 머리에 회로가 정해진 타고난 탤런트이다.
능력은 좋은 능력과 나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농구를 할땐 높은 스코어를 원하고 골프를 할 땐 낮은 스코어를 원하는 것 같이 여러 다른 능력의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분야에 더 효과적인 것이다.
무엇이 아이들을 성공하게 만드는가? 오랜 연구에 의하면 개인의 이상(personal vision·꿈)이 있는가가 지능지수보다, 교육과 사회경제적 배경보다 더 상관 있다는 보고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비전을 가질 때 비현실적인 환상적 비전이 아니라 현실에 근거한 자신에 대한 객관적 정보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타고난 적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이의 능력과 적성, 취미, 성격 등을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 일류대학을 노래하거나, 막연히 멋져 보이는 전공을 택하게 하거나, 부모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녀에게 이루도록 강요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자녀를 먼저 알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아이의 성격과 취미, 능력이 무엇인지 관찰하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능력에 잘 맞는 일을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다면, 그 일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 자녀의 성격과 능력을 분석하는 적성검사를 원한다면 검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전문가적인 신뢰도가 있는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싶다.
(213)500-0838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