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2007-07-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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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사춘기에 들어선 해리와 론과 허마이오니(왼쪽부터)는 마술학교의 독재자 여교사에게 반항할 군대를 조직한다.

숙적 볼디모트, 그가 돌아왔다

‘호그와츠’최대 위기

해리를 리더로 한 3총사가 작은 마술봉을 내저으며 ‘수리수리 마수리’ 마법을 보여 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다섯번째 또 비슷한 마술을 보자니 하품이 나온다.
해리와 허마이오니와 론이 사춘기에 도달한 이번 시리즈는 이 시리즈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다양한 인물들간의 기복이 심한 관계묘사가 모자란다. 이런 묘사가 너무 피상적인 반면(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이 스케치식으로 묘사되는데 심지어 론마저도 소홀히 취급되었다) 해리와 일행이 반란군을 조직, 마술 연습하는 장면이 너무 길다.
한마디로 말해 경이감이 모자라는데 새 감독 데이빗 예이츠는 갖가지 다채로운 사건들로 이어졌던 전편들에 비해 무척 무딘 연출솜씨를 보여준다.
영화는 전편들보다 매우 어둡고 음울하고 거칠다. 해리가 첫 사랑과 키스까지 하니 그의 성장기인 셈. 그리고 독재에 항거하는 봉기의 영화라고도 하겠다.
방학을 맞아 집에 머물고 있는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자신의 사악한 대적 볼디모트(레이프 화인즈)의 졸개 귀신들을 물리치려고 마술을 사용, 호그와츠 마술학교 진학 전에 마법부에 의해 규칙위반 건으로 재판에 회부된다. 그러나 해리는 덤블도어 교장(마이클 갬본)의 개입으로 무죄가 된다. 해리는 재판에서 볼디모트가 돌아왔다고 진술하나 마법부는 이를 믿지 않고 해리와 덤블도어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갖은 선전활동을 한다. 그리고 이 학교의 ‘다크 아츠 방어술’을 가르칠 새 선생으로 돌로레스 움브리지(이멜다 스턴튼)를 임명한다. 마법부는 돌로레스의 철권통치를 통해 덤블도어를 내쫓고 학교의 실권을 장악하려는 의도이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뛰어나고 재미있는 인물이 돌로레스. 분홍 의상에 인조 웃음을 짓는 두꺼비 모양의 아주머니 돌로레스가 학생들을 처벌하고 교사를 해고하고 또 학교에 온갖 혹독한 규칙을 새로 만들어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면서 새디스틱한 쾌감에 젖는 모습이 볼만하다.
이에 해리와 허마이오니(에마 왓슨)와 론(루퍼트 그린트)은 일부 동료 학생들과 함께 ‘덤블도어의 군대’를 조직, 돌로레스와 대결할 준비를 한다. 해리는 학교 내 비밀방에서 학생들을 모아 놓고 온갖 마술을 지도한다.
이와 함께 해리와 그의 대부 시리어스(게리 올드맨)와의 관계 그리고 해리와 동급생 초(케이티 륭)와의 첫 키스 그리고 해리가 시달리는 볼디모트의 악몽 등이 그려진다. 또 시리어스의 사촌으로 볼디모트의 졸개인 벨라트릭스(헬레나 본햄 카터)가 새 인물로 등장, 신나게 마녀 노릇을 즐긴다.
클라이맥스는 마법부의 온갖 귀중한 자료들이 비축된 창고에서의 해리 일행과 볼디모트와 그의 졸개두목 루시어스(제이슨 아이작스)가 이끄는 악마군대 간의 대전투로 특수효과가 볼만하다. 주인공들의 사춘기 연기가 서툴다. 아직 2편이 더 남아 있다. PG-13. 139분.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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