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플 디지털 음악시장 독주에 유니버설 반기

2007-07-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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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아이폰의 성공적인 출시로 고무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아이튠스(iTunes)를 통해 애플이 지배해온 디지털 음악산업에서 골치 아픈 일을 맞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세계 최대의 음반 제작사인 비방디 유니버설뮤직그룹이 지난주 애플의 아이튠스에 곡을 제공하는 연간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임을 통보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유니버설은 대신 서로 간에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이튠스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공급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로운 음악 공급 방식을 택할 계획이다.
유니버설과 애플의 관계자들은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은 이후 나온 유니버설의 이런 움직임은 애플과 주요 음반사 간의 오래도록 쌓인 갈등이 터져 나온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U2, 에이콘,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뮤직 스타들의 음반을 제작하고 있는 유니버설은 애플과의 연간계약 갱신을 거부함으로써 애플과의 계약에서 동등한 지위를 찾기 위한 시도로 보여지고 있다.

아이튠스가 디지털 음악 판매시장의 76%를 점할 정도로 온라인 음악 판매에서 인기를 누린 지난 4년간 음악산업의 많은 종사자들은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거의 독점적이다시피 한 애플에 좌절감을 겪어왔다.

특히 스티브 잡스 CEO의 음악 가격 책정과 아이튠스 외에는 호환이 되지 않는 아이팟이 논쟁의 초점이었다.

애플은 아이튠스를 내놓은 이후 저가로 음악을 공급해야 디지털 음악 소비자를 확대하고 무단복제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곡 당 99센트를 일괄 지급해왔다.

만약 유니버설이 아이튠스에 음악을 공급하지 않게 된다면 애플의 아이튠은 미국 시장에 나오는 신곡 3곡 중 1곡 정도를 서비스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니버설 또한 애플이 유니버설의 음악을 서비스하지 않을 경우 아이튠 등을 통한 디지털 음악 매출이 지난 1.4분기에 전체 매출의 15%, 금액으로는 2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상황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니버설의 반기는 그러나 다른 음반업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음반사인 소니BMG 뮤직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애플과의 1년 계약을 연장키로 했다.
음악산업 관계자 일부는 디지털시장에서 아이튠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애플에 반기를 드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음악산업 경영진들은 주요 음반사들이 애플과의 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해서는 몇몇 쟁점에서 강경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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