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타투이’(Ratatouille) ★★★½

2007-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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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타투이’(Ratatouille) ★★★½

레미(왼쪽)가 링귀니에게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요리사 꿈꾸는 시골쥐, 경쾌한 성공담

야채 스튜를 뜻하는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만화영화사 픽사의 작품으로 감독은 ‘인크레더블 가족’(The Incredibles)으로 오스카 만화 영화상을 받은 브래드 버드다. 상극인 쥐와 음식을 결합시킨 것이 다소 께름칙하지만 온 가족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이요 맛 좋은 영화다.
주인공 쥐의 눈동자와 털의 움직임과 제스처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그림과 아름답고 화려한 프로덕션 등이 보기에 큰 즐거움을 준다. 칼라와 촬영 등 외형적인 면 외에도 내용상으로도 위트와 유머와 세련미를 갖추었다. 그리고 마치 옛날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슬랩스틱 액션도 절묘하고 인물들의 개성도 매우 뚜렷하다.
엷은 푸른 털을 한 레미(패튼 아스왈트 음성)는 고도의 지능과 교양을 갖춘 시골 쥐로 남달리 후각이 예민하다. 레미의 꿈은 자신의 후각을 이용해 천하일품의 요리를 만드는 것. 그러나 쓰레기 음식에 만족하는 레미의 아버지(브라이언 데니히)와 형(피터 손)은 레미의 인간적 야망을 나무란다.
여차여차해 가족과 이웃 쥐들과 함께 집단으로 시골에서 도주 길에 오른 레미는 도중에 홀로 떨어져 파리에 도착한다. 도착한 곳이 파리의 전설적 요리사로 작고한 오귀스트 귀스토(브래드 개렛)가 일하던 식당. 오귀스트의 모토는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레미는 오귀스트의 귀신과 대화를 나누며 식당 주방 안의 풍경을 부러움의 눈으로 염탐한다.
그리고 지붕 창문이 열리면서 주방 내로 떨어진 레미는 매사가 서툰 촌닭 같은 주방 청소부 청년 링귀니(루 로마노)와 사귀게 되면서 둘이 진미의 요리를 만들어내게 된다. 레미의 지도로 링귀니가 만든 수프가 손님들의 인기를 끌면서 성질 고약한 주방장 스키너(이안 홈)는 링귀니에게 다시 수프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레미는 링귀니의 요리사 모자 속에 들어가 링귀니의 머리칼을 붙들고 요리 코치를 하는데 만들어내는 음식마다 천하일미가 아닌가. 그러나 둘의 협동작전을 가로 막는 애로사항들이 생긴다. 우선 스키너는 링귀니를 철저히 의심하고 주방의 유일한 여자 요리사로 링귀니가 사랑하는 콜렛(재닌 가로팔로)도 마찬가지. 가장 무서운 사람은 악명 높은 음식비평가 안톤 에고(피터 오툴). 그러나 악평을 작심하고 식당을 찾은 안톤도 링귀니의 새 요리에 감복한다.
그런데 링귀니가 요리의 장본인을 실토하면서 식당은 문을 닫게 되고 안톤의 명성도 땅에 떨어진다. 그러나 낙천적인 레미는 새 식당 라타투이를 차려 장사가 잘 된다. 꿈의 추구와 가족애를 강조한 아기자기한 내용을 지닌 경쾌하고 따스한 영화다. 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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