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석가가 직접 가르친 내용‘근본불교’쉽게 알려드려요

2007-06-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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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서 ‘교리 강좌’갖는 이중표 교수

한국 불교학 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이중표 전남대 교수가 10일부터 닷새간 관음사에서 ‘불교 교리 강좌’를 연다.
이 교수는 자신의 저서 ‘근본불교’를 교재로 싯다르타가 성불해 석가모니 부처님이 된 뒤 45년간 직접 가르친 내용을 소개한다. 10일은 오후 4시, 11∼14일은 오후 7시에 강의가 시작된다.
이 교수는 “근본불교에 기초해서 아미달마 불교, 대승불교가 나왔고, 중국과 한국으로 넘어와 동북아 불교로 발전됐다”며 “지역과 시대에 맞게 변형된 불교가 아니라 석가모니의 가르침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석가모니께서 가르친 중도설, 사성제, 12연기, 오온은 이후 교리가 됐다고 한다.
중도설은 세계를 유무, 흑백의 이분법적인 모순구조로 볼 것이 아니라 이를 초월해서 중간의 길을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언어의 모순과 대립을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성제는 고집멸도를 뜻한다. 인간은 고통에 놓여있는데(고), 괴로움은 여러 가지 망령들이 모여있는 데서 비롯된다(집). 이런 망령을 소멸시켜야 하는데(멸), 그 길(도)이 바로 팔정도다. 곧 견해, 생각, 말, 행동, 생활, 노력, 기억, 수행과 명상을 올바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연기는 인간을 미혹하게 하는 12가지(무명·행·식·명색·육처·촉·수·애·취·유·생·노사)를 말한다. 인간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즉 색수상행식이 오온이다.
이 교수는 “근본불교는 세계를 이해하는 근본 패러다임으로 지금껏 자리잡아온 동서철학과 아주 다르다”며 “기존 세계관은 인과율이 선형이라 과거에서 미래로, 원인에서 결과로, 한 방향만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그런데 근본불교는 인과율이 선형이 아니라 상호라고 본다. 원인이 있어 결과가 있지만, 결과가 다시 원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다. 아버지가 있기에 아들을 낳았지만, 아들이 있으므로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교수는 이 의미를 “존재의 구조를 쌍방향으로 이해할 때 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뀔 수 없다면 결정론이지만, 상호성이 있다면 모든 것이 바뀔 수가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있으니까 낮은 사람이 있는 거고, 낮은 사람이 있으니 높은 사람이 있다”며 “상호성이 없다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겠지만, 상호성이 있으니까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아니라 사랑과 공경의 상대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불교 이론을 일반인에게 쉽게 해설하기로 유명한 이 교수는 내년 2월까지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머물고 있다. 장소 4265 W. 3rd St., LA. 문의 (213)380-3302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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