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하원 장악 유지 위한 트럼프 구상 현실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공화당의 지지 기반이 강한 텍사스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내 공화당 의석수를 늘리기 위한 선거구 조정 절차가 시작됐다.
AP통신과 텍사스 트리뷴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30일 텍사스 선거구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 새로운 선거구 획정은 기존 5개 선거구 구역을 조정해 공화당 득표를 더 유리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휴스턴과 오스틴, 샌안토니오 등 지역에서 이전에 민주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을 합쳐 민주당 의석을 줄이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많은 농촌 지역을 민주당 강세 선거구에서 떼어내 대표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구 조정 지역에 해당하는 텍사스 37지구(오스틴)의 로이드 도겟(민주)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1인 통치를 유지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오스틴과 우리 주를 조각내기 위해 도끼를 들고 있다"며 "이는 접근성과 책임성,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없애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텍사스 35지구(휴스턴)의 그레그 카사르(민주) 연방 하원의원 역시 "35지구와 37지구를 합치는 것은 중부 텍사스 주민들에 대한 불법 유권자 탄압"이라며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이 불법 (선거구) 획정에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텍사스 주의회는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으며, 주지사까지 공화당 소속이어서 민주당 측의 반대에도 이번 선거구 조정이 결국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텍사스 댈러스의 서던메소디스트대(SMU) 매슈 윌슨 교수(정치학)는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텍사스 선거구 조정안이 "결국 통과될 것"이라며 "문제는 민주당이 이를 얼마나 오래 지연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중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텍사스에서 연방 하원 5석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할 것을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에게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인정하면서 선거구 조정을 통해 추가 확보를 노리는 의석에 대해 "텍사스가 가장 클 것이다. 5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 하원 총 435석 가운데 텍사스에 38석이 배정돼 있는데 공화당이 25석, 민주당이 12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1석은 공석이다.
연방 하원 전체적으로는 현재 여당인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2석이며, 3석은 공석이다.
미 언론은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주에서도 공화당의 움직임에 대항한 선거구 조정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선거구 조정 권한을 독립적인 위원회가 갖고 있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