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닭,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 도착

2007-06-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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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에 닭이 첫 발을 디딘 것은 1500년 경 스페인과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도착하기 전이었고 이들 닭의 유래는 유럽이 아니라 폴리네시아라는 증거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은 초기 유럽 탐험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닭을 처음 들여놓은 것으로 믿어 왔다. 그러나 악명 높은 스페인 침략자 후안 피사로가 1532년 잉카 제국에 도착했을 당시 이 곳에서 이미 닭이 사육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던 것으로 밝혀져 꽤 오래 전부터 닭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았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 연구진은 최근 칠레 중부 아라우코 반도의 한 유적지에서 폴리네시아로부터 유래한 닭의 뼈들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방사선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뼈들은 1321~1407년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최초의 스페인인들이 미 대륙에 도착하기 훨씬 전이다.

학자들은 이들 뼈에서 DNA를 추출하는데 성공, 여러 종류의 닭 DNA와 비교한 끝에 통가와 사모아에서 이전에 발견됐던 고대 닭뼈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소한 3천년 전부터 닭을 사육해 왔으며 폴리네시아인들이 점차 동쪽으로 이주하면서 닭도 이들을 따라 동쪽 지역으로 확산됐다.

칠레에서 발견된 닭의 뼈는 또한 오늘날의 남미 아라우카나 닭과 하와이 및 동남아의 일부 닭과 같은 독특한 유전자 염기서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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