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핫 아이스’로 이뤄진 행성 첫 발견

2007-05-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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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연구팀 지구 같은 행성 찾는데 중요한 발걸음

스위스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바깥에서 해왕성의 크기와 비슷한 규모의 `핫 아이스’로 이뤄진 행성(行星)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스위스 언론이 17일 전했다.

이번 발견은 스위스 벨레 칸톤에 위치한 프랑수와-사비에르 바뉴 천체관측연구소와 제네바 대학 소속 4명의 천체물리학자들이 지난 달 레오 성좌(星座)내의 아주 작은 항성(恒星)인 `Gliese 436’을 관찰하던 과정에서 이뤄졌다.


연구팀은 24인치 망원경을 사용해 지구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30광년 떨어진 이 항성으로부터 나오는 빛을 측정하던중, 약 1시간 동안 그 빛이 흐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 것은 어떤 행성이 항성의 앞을 지나가고 있음을 뜻한다.

연구소장인 프레데릭 말망 박사는 그렇게 작은 행성이 자신의 항성 앞을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것은 정말 처음이며, 가스로 가득찬 거대 행성이 아닌 다른 행성의 질량과 크기를 정확하게 알게 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망 박사는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바다로 이뤄진 최초의 행성이며, 이번 발견은 앞으로 지구와 유사한 다른 행성들을 찾는데 있어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행성의 반지름은 지구 반지름의 4배이며, 이 것은 몇 백만㎞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항성 주위 궤도를 돌고 있다며 그래서 그 행성은 주로 핫 아이스로 이뤄진 300℃ 이상의 아주 뜨거운 행성이라고 설명했다.

핫 아이스는 아주 거대한 압력하에서 물이 아이스처럼 존재하는 상태이다. 핫 아이스는 지구에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실험실에서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에 스위스 연구팀에 의해 정체가 드러난 이 행성은 2004년 `Gliese 436’ 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Gliese 436b’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태양계 밖의 가장 작은 행성 중 하나이다. 이 행성이 항성 주위 궤도를 한 바퀴 도는데는 사흘도 채 걸리지 않는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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