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들’(Private Fears in Public Places) ★★★½

2007-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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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들’(Private Fears in Public Places) ★★★½

신심 깊은 샬롯은 바 주인 리오넬(오른쪽)의 병든 아버지를 돌본다.

명연기로 펼친 다양한 고독과 격리

영어 제목은 ‘공공장소에서의 개인적 두려움’이지만 프랑스 원제 ‘마음들’이 내용에 더 어울린다. 제목의 ‘마음들’은 그리워하고 외롭고 약한 인간의 마음을 말한다. 복수인 것은 연극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의 주인공들이 여러 명이어서다.
파리의 신개발지구를 무대로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고독과 격리의 이야기를 엮었는데 영화 내내 창밖에서는 눈이 내린다. 프랑스의 노장 알랭 르네의 케이크 위 달콤하고 하얀 아이싱 닮은 영화로 주인공들의 고독과 격리를 뚜렷이 상징하기 위해 세팅을 사무실 칸막이와 아파트의 분리벽 및 바의 커튼 등으로 갈라놓고 있다. 완전히 세트에서 찍은 연극 같은 영화다.
니콜(로라 모란테)은 실직자인 단(랑베르 윌슨)과 함께 살 아파트를 찾는다. 아파트를 소개하는 남자가 중년의 티에리(앙드레 뒤솔리에). 그런데 단은 술만 마시고 일자리 찾을 생각을 않아 니콜과 다툰다.
한편 티에리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신심 깊고 겉으로는 명랑하나 마음은 고독한 아름다운 샬롯(사빈 아제마)을 좋아한다.
티에리는 나이 먹은 여동생 가엘(이자벨 카레)과 함께 사는데 가엘은 신문에 짝을 구하는 광고를 낸 남자에게 응답한 뒤 가슴에 꽃을 꽂고 카페에 앉아 남자를 기다리나 남자는 매번 나타나질 않는다.
샬롯은 티에리에게 종교 프로를 담은 비디오테입을 빌려 준다. 티에리가 테입을 보니 샬롯의 섹시한 자태를 담은 장면들이 나오지 않는가. 한편 마음 착한 샬롯은 고급 호텔 내 바를 운영하는 리오넬(피에르 아르디티)의 병들고 성질 고약한 아버지를 돌본다. 그리고 단은 리오넬의 바에 들러 울적한 심사를 술로 푼다.
이 많은 사람들의 얘기가 마치 여러 장의 얘기처럼 장면 전환을 통해 묘사되며 서로 연결을 짓는다. 프랑스의 최고 연기파들의 모습과 연기가 훌륭하다. 탐스런 눈송이가 떨어지는 거리를 샬롯과 리오넬이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끝난다. 매력적인 영화다. IFC. 성인용. 뮤직홀 (310-274-6800),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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