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돈’

2007-03-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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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이 다음에 돈 많이 벌면 엄마 호강시켜 줄께.”
어릴 적 아이들에게서 종종 듣던 말이다. 갖고 싶은 것들을 어렵사리 갖게 된 다음엔 꼬옥 끌어안으며 귀에 대고 속삭이곤 했다. “너희들 키우느라 엄마 은퇴계획 같은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는 말에 “엄마, 내가 있잖아? 내가 엄마의 은퇴계좌야.”라고 말하던 아이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저 살기에 바쁘다. 내가 엄마한테 늘 공수표 떼며 돈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었듯이….
‘돈’. 유교사상이 뿌리박힌 문화 속에서 산 탓인지 돈이란 단어는 왠지 쉽게 입에 잘 올려지지 않는 말이다.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며 청빈함이 고매한 인품의 대명사 같은 우리의 정서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돈’이라는 단어는 까딱 잘 못쓰면 속물의 상징일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단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듯 돈이 없으면 잠시도 살 수 없다. 우리의 삶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이 돈과 연결되어 있고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본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며 그 돈을 쓰는데 또한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 이웃에 대한 사랑의 표시도 돈으로 한다. 어떻게 하면 저축할 수 있을까, 어떤 투자를 할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장 집 페이먼트가 밀려 차압 직전까지 와 있는 사람도 있다. 돈 문제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이런 고민과 고통들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그러던 중 나는 주위의 권고를 받고 지난 주 크라운 재정교실이라는 3주코스 강의에 참석하게 됐다.
“너희가 만일 세상의 재물에 충성치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누가 16:11) 성경을 기초로 돈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과정이다. 내가 돈을 다루는 방법과 하나님의 재정원리가 다름을 깨달으며 세상사는 동안 내게 주어진 재물의 관리는 물론 다른 이들을 위한 투자 및 재정 관리에 대해서도 충실을 다 하리라 다짐해 본다.
예수님의 많은 비유 중 돈에 관한 것이 많음만 보아도 돈이란 우리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되는 귀하고 중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잘 배우고 실천하며 때가 되면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까지 해본다.
공기의 고마움에 대해 생각 없이 살듯 일을 하며 돈은 벌지만 고마운 생각 보다는 골치와 문제로만 여겨온 돈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어본다.
(323)541-5603

로라 김 <원 프라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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