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주인 화머’(The Astronaut Farmer)★★★½(5개 만점)

2007-02-23 (금)
크게 작게
‘우주인 화머’(The Astronaut Farmer)★★★½(5개 만점)

찰리가 우주비행을 떠나기전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우리집 아빠는 우주인

우주비행 꿈꾸는 농부 그린 어른 동화

정신 나간 우주인은 얼마 전 연적을 납치 살해하려다 체포된 리사 마리 노왁만이 아니다. 텍사스의 농촌에서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찰리 화머도 정신 나간 우주인이다. 로켓을 타고 우주비행을 하는 것에 집착하는 농부의 이야기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감정적이며 감상적이며 꿈을 가지라고 역설하는 가족 드라마인데 내용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아름다운 환상 드라마로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믿어지지가 않아 점수가 깎인다.
‘트윈 폴스 아이다호’ 등 괴이할 정도로 특이한 영화를 만든 마이클(감독)과 마이크 폴리시(각본) 형제의 영화로 둘의 처음 정상적인 영화이나 그들 특유의 삐딱한 점이 엿보인다. 연기와 촬영과 컨트리 송과 꿈과 같은 얘기를 즐길 만한 영화다.
과거 우주비행사 훈련 중 가정문제로 도중하차한 농부 찰리(빌리 밥 손턴)는 쓰고 버린 우주로켓 부품들을 사다 헛간에서 열심히 로켓을 조립하고 있다. 조강지처 아내 오기(버지니아 맷슨)와 15세난 아들 셰파드와 두 어린 딸도 아버지의 우주비행을 적극 후원한다. 그런데 찰리는 농사는 안 짓고(이 집이 어떻게 먹고 사는지 궁금하다) 로켓만 조립해 농장이 차압당할 위기에 처한다.
찰리가 로켓 발사용 연료 1만갤런을 사는 것이 알려지면서 검은 정장에 검은 안경을 낀 미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대거 찰리의 농장으로 몰려온다. 찰리가 대량 살상무기를 제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FBI 요원들이 마치 지상에 내려온 외계인들 같다.) 이들 외에도 은퇴한 우주비행사(브루스 윌리스)까지 찾아와 찰리의 꿈을 저지하려고 든다.
한편 찰리의 친구로 동네 변호사인 케빈(팀 블레이크 넬슨)은 찰리를 돕는다고 그의 우주비행 계획을 매스컴에 알리면서 세계에서 보도진들이 농장을 찾아온다. FBI의 압력과 매스컴의 북새질에 정신 나간 찰리는 무작정 로켓에 올라타고 발사했다가 로켓은 대파되고 중상을 입는다.
그 다음 이야기가 정말로 믿기가 힘들다. 오기가 부상에서 회복한 찰리에게 돈을 주면서 다시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나르라고 격려한다. 아무리 찰리의 말대로 “꿈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지만 오기의 행동은 남편 보고 사랑하는 가족 남겨 두고 죽으러 가라는 얘기나 마찬가지.
아내와 가족의 성원을 받으며 찰리가 마침내 하늘로 치솟는다. 그의 우주비행 장면이 꿈처럼 아름답다. 해돋이와 황혼을 찍은 촬영 등이 그림 같고 밥 손턴이 차분한 연기를 한다. PG. WB.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