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곡과 작사’(Music and Lyrics)★★★

2007-0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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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과 작사’(Music and Lyrics)★★★

알렉스와 소피(왼쪽)가 작곡과 작사를 하는 중이다.

한물간 왕년의 수퍼스타 재기스토리

지난 밸런타인스 데이에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로 여성 팬이나 데이트 커플을 위한 영화로 새로운 것은 없지만 즐길 만은 하다. 이 장르의 대명사 같은 휴 그랜트와 드루 배리모어가 나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면서 웃고 울고 사랑하고 섹스하는 통속적인 영화다.
휴 그랜트는 과거의 수퍼스타로 로맨틱 코미디에 능했던 케리 그랜트에 비유들 하지만 그건 휴에게 너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다. 휴 그랜트가 로맨틱 코미디에 타고난 재질을 지니긴 했지만 그는 케리 그랜트가 지녔던 품위가 모자란다. 만년 젖살 오른 소녀 같은 모습을 한 드루 배리모어의 아이 같이 구는 모양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드루도 이젠 탈바꿈을 할 때가 왔다. 제2의 멕 라이언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백색 옷에 백구두를 신은 알렉스 플레처(그랜트)가 80년대 록그룹 리드싱어로 나와 골반을 돌려가며 춤추고 노래하는 뮤직 비디오식의 오프닝 크레딧 장면이 재미있다.
완전히 한물 간 알렉스는 요즘은 동창회나 위락공원에서 노래해 먹고 살지만 자기 처지를 썩 잘 수용하는 낙천가인 어른 아이. 그런 알렉스에게 알렉스를 어렸을 때 우상으로 여겼던 탑가수 코라(헤일리 베넷-예쁘고 섹시한 베넷은 실제 가수로 이 영화가 데뷔작인데 춤과 노래와 연기가 모두 뛰어나 베테런 드루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놓는다)가 알렉스와 뉴 매디슨 스퀘어가든서 2중창할 노래의 작곡을 부탁한다.
재생의 길이 트이게 된 알렉스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나 문제는 작사자가 없는 점. 그런데 알렉스는 자기 아파트의 화초에 물을 주러 온 소피 피셔(배리모어)가 혼자 중얼중얼 대는 말들이 기막힌 가사거리라는 것을 발견, 소피에게 작사를 부탁한다.
소피는 영문학 공부시절 대학교수와 연애를 하다 실연해 가슴에 멍이 든 여자. 처음에는 알렉스의 청을 거절하던 소피는 결국 알렉스의 음악과 사랑의 파트너가 된다. 마지막 장면은 물론 매디슨 스퀘어가든서 장식된다. 오두방정을 떠는 영화로 킬링 타임용. 마크 로렌스 감독.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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