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빗’(Norbit) ★★★½(5개 만점)

2007-02-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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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빗’(Norbit) ★★★½(5개 만점)

노빗이 반강제적으로 라스푸티아(왼쪽)와 결혼한 뒤 시무룩해 하고 있다.

음성 바꿔가며 1인 3역

에디 머피 ‘원맨쇼’
주연에 각본 쓰고 공동제작까지

현재 상영중인 화려한 뮤지컬 ‘드림걸스’로 골든 글로브 조연상을 받고 같은 역으로 오스카상 후보에도 오른 에디 머피가 1인3역을 하면서 명연기를 보여 주는 배꼽 빠질 난장판 코미디.
머피는 주연 외에도 동생과 각본을 함께 쓰고 또 공동제작도 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춤까지 추는 격. 조야한 섹스 농담과 불경스럽고 상스러운 유머에 시끄럽기 짝이 없는 냄새 나는 코미디이지만 상냥한 점도 많다. 놀라운 것은 관객을 감쪽같이 속이는 분장술. 사전 지식 없이 보면 머피가 1인3역을 하는지 모를 정도다.
영화는 주인공 노빗(에디 머피)의 “내 이름은 노빗 앨버트 라이스. 나는 고아였습니다”라는 독백과 함께 시작한다. 이어 자동차가 테네시 보일링 스프링스 교외에 있는 골든 원톤 식당 겸 고아원 앞을 쏜살같이 지나가며 보자기에 싸인 갓난아기를 내던진다.
식당 주인 웡씨(에디 머피)가 이 아기를 주워 손에 들고 “첫 흑인 아기인데 지독히도 못생겼다”고 감탄하다. 이 아이가 노빗인데 안경을 낀 노빗은 소심하고 온순한 소년으로 큰다. 노빗의 첫 사랑이 역시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케이트인데 노빗이 9세 때 케이트가 입양되면서 노빗은 외톨이가 된다.
학교에서 힘센 아이들에게 노상 얻어터지는 노빗을 구해주는 소녀가 엄청난 거구의 뚱보 라스푸티아. 그래서 노빗은 라스푸티아의 애인이 되고 만다. 둘은 커서 결혼하는데 라스푸티아(에디 머피)는 어른이 되면서 하마처럼 커진다. 그리고 노빗은 반강제적으로 라스푸티아와 결혼을 한다.
그런데 라스푸티아는 노빗 알기를 우습게 알아 온갖 심부름을 시키면서도 마구 욕을 해대고 폭력행사도 주저 하지 않는다. 노빗이 일하는 곳은 라스푸티아의 깡패들인 세 오빠가 경영하는 건설회사. 이들도 노빗을 윽박질러 노빗은 주눅이 들어 산다.
이런 노빗 앞에 어느 날 아름답고 날씬하게 성장한 케이트(탠디 뉴턴)가 나타난다. 케이트는 은퇴하는 웡씨의 고아원을 사려고 온 것. 노빗의 소년시절 연인과의 재회의 기쁨도 잠깐. 케이트에게는 약혼자 디온(쿠바 구딩 주니어)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디온은 날사기꾼으로 케이트의 돈을 노리고 그녀에게 접근한 것.
디온과 라스푸티아의 세 오빠는 어수룩한 노빗을 매체로 케이트에게 사기를 친다. 고아원을 허물고 거기에 스트립 클럽을 세울 계획이다.
그러나 마침내 참 사랑에 눈을 뜨고 자존을 찾은 노빗이 모양까지 완전히 바꾸고 사랑과 자아를 위해 나선다. 머피가 1인3역을 음성을 바꿔 가며 기차게 해낸다. 브라이언 로빈스 감독.
PG-13. DreamWork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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