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정보 홍수’

2007-0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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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할 게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늘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고 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TV, 라디오, 신문 등은 정보의 집이다. 그러한 매체를 통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깊이가 없다고 하지만 그들은 더 깊이 정보의 바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 예를 들어 더 자세한 것을 알려면 웹사이트 어디어디를 들어가 보라고. 그것도 하나가 아닌 몇 개씩이나 준다. 많은 정보를 갖고 싶은 우리의 욕심은 수많은 웹사이트를 들락거리며 필요한 것을 빨리, 더 많이 찾느라 늘 분주하다.
내가 필요한 것들은 내가 알아서 찾아야 되는 상황이 되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바다를 헤엄치느라 진을 뺀다. 대충 알고 있는 상식이나 지식을 좀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안다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두고 하는 일이지만 때로는 수없이 많은 정보와 정보 매개체들 때문에 더 허우적거리게 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홍수가 날 때,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안다. 산이 무너지고 집이 떠내려가고 아깝게 지은 논밭이 휩쓸려 간다. 시뻘건 흙탕물의 거센 물줄기에 사람이 떠밀려 가고 가축이 떼죽음을 당한다. 홍수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인터넷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혜택을 본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루 종일 틀어놓고 가끔씩 오늘의 특종 뉴스는 무엇일까 들여다보기도 한다. 웬만한 서류는 다 이메일로 주고받고 편리하기가 이를 데 없다.
투자를 할 때 명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율이 어떻게 달라지며, 다음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떠한 장단점 등이 있는지 LLC와 Partnership과 Corporation의 관계에 대해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LLC를 만들 수 있는지, 아주 적은 비용으로 쉽게 그런 것을 만드는 방법까지도 알게 되고 실제 LLC를 설립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문만 열고 잠깐 인사만 한다는 것이 신발 벗고 집안에 들어가 부엌으로 거실로 돌아다니고 뒷마당까지 가서 BBQ 파티까지 하고 오는 셈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느라 늘 바쁘고 분주하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 많은 정보를 가져서 우리는 행복한가? 그리고 빨리 그것을 가진 만큼 시간의 여유가 생겼는가? 그 정보라는 것들은 정말 정확한 것이며 진정 꼭 필요한 것들인가? 그 여유 속에서 쉴 수도 있고 삶의 풍요로움도 느낄 수 있어야 할 텐데 답은 그렇지 않다. 갈수록 시간에 더 쫓긴다. 홍수에 휘말려 들어 허우적대는 모습을 본다.
시편을 펴든다.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들이 내 영혼까지 흘러들어 왔나이다. 내가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물이 내게 넘치나이다.(시 69:1-2)” 참 진리 속에서 자유로워지며 쓸데없는 일들에 너무 목말라 하지 말자며 여유를 가져 본다. (323)541-5603

로라 김 <원 프라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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