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투자용 구입했던 주택’시장에 줄줄이 나온다

2007-02-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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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비어있는 매물’사상최고
가격하락 압력 더 커 시장 회복세 암운

부동산 시장의 냉각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로 투자용으로 구입했던‘비어있는 주택’의 매물이 사상최고치를 기록, 주택 시장 회복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센서스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홈오너가 거주하지 않는‘비어있는 매물’은 210만채로 센서스국이 조사를 시작한 40년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홈오너가 거주하지 않는 전국 주택의 공실률도 1년 전의 2%에서 2.7%로 올랐다. 2% 이상을 기록하기는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남부가 3%로 가장 높았으며 중서부는 2.9%, 서부는 2.4%, 북동부는 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비어 있는 매물’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주택 중 상당수가 실수요가 아닌 투기용으로 여겨지기 때문. 현재처럼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압력을 더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투자용으로 여러채를 구입했던 다주택 소유주들의 경우 바이어를 찾기 힘든데다 리스를 준다고 해도 렌트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충당하기 힘들다는 데 고민이 있다. 버지니아 지역에 두 채의 투자용 주택을 장만했던 존 에스트리지는 최근 모기지 페이먼트를 견디지 못해 한 채를 구입가인 39만5,000달러보다 3만5,000달러 싸게 가까스로 처분했다. 또 다른 한 채 역시 지난 8월 호가에서 3만달러를 낮춰 팔았었다. 그는 “마켓이 갈수록 슬로해지면서 마치 산 채로 잡아먹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비어 있는 매물 증가는 공급 과잉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며 “이 경우 신규 주택 건설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한 바이어스 마켓이라고 해도 실제 홈오너들은 주택을 팔고 다른 집을 다시 구매하지만 다주택 소유주들은 팔기만 하고 재구매를 하지 않아 ‘매각-구매’로 이어지는 건강한 주택 시장의 패턴을 깨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편 USA투데이가 최근 55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87%가 올해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반면 이미 지난해 냉각기가 끝났다는 답변은 9%에 불과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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