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탈리안’(The Italian)★★★★½(5개 만점)

2007-01-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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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The Italian)★★★★½(5개 만점)

바냐는 고아원을 탈출, 온갖 고생을 하며 어머니를 찾아간다.

러시안 고아 엄마찾기‘감동 앨범’

불굴의 인간승리 교훈준 실화
꼬마 스피리도노프 연기 일품

러시아판 ‘엄마 찾아 3만리’로 찰스 디킨스 소설의 분위기와 내용을 지닌 뛰어나게 지적이요 민감하고 또 감정적인 영화다. 보는 사람이 고아 소년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의 삶에 함께 힘이 들고 소년의 엄마를 찾아 떠난 길에 함께 동행 하면서 인간들의 친절과 배신을 가슴과 피부로 느끼게 된다.
사랑과 자존과 위엄에 관한 영화로 가슴이 시키는 대로 또 인간성의 지침대로 행동하면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아름다운 교훈을 지녔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러시아의 한 고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이 영화로 데뷔한 감독 안드레이 크라브축의 인간애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통찰력이 훌륭하다.
러시아 시골 벽지의 한 초라한 고아원. 5~6세난 아이들에서부터 틴에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이 고아원의 원장(유리 이츠코프)은 입양 브로커로 탐욕스런 마담(마리아 쿠즈네초바)과 함께 불법으로 아이들을 외국의 아이 없는 부모들에게 팔아먹는다.
고아원은 이 원장이 행정적으로는 주인이지만 실제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고아원의 보일러 룸에 본부를 두고 절도와 매춘으로 돈을 버는 일단의 틴에이저들.
어느 날 고아원에 이탈리안 부부가 찾아와 입양할 아이로 6세난 바냐(콜리아 스피리도노프)를 고른다. 아이들은 추운 러시아를 떠나 늘 해가 따가운 이탈리아로 갈 바냐를 부러워하며 그에게 ‘이탈리안’이라는 별명을 붙인다. 그러나 작지만 생명력 강하고 터프한 바냐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 어느 날 해외에 입양된 아들을 뒤늦게 찾으러 온 다른 어머니를 보고 바냐는 자기의 생모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원장실 내 금고에 있는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훔쳐야 하고 다음에는 글 읽기를 배워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완수한 바냐는 품에 출생증명서를 넣고 자기가 태어난 곳을 향해 무작정 길을 떠난다. 바냐는 이 여정서 어른도 견디어내기 힘든 온갖 난관을 지칠 줄 모르고 극복해 가면서 끈질기게 엄마를 찾아간다. 그리고 이 여정서 인간들의 동정과 친절과 함께 배신과 이중성 등을 경험한다. 마지막 장면의 바냐의 시선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면서 희망의 불빛을 점화시킨다
감독의 지와 감성을 잘 조화시킨 연출도 좋지만 경탄할만한 것은 꼬마 스피리도노프의 연기(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거의 모두 진짜 고아들.) 눈동자와 얼굴에 천의 표현력을 지닌 아이로 단단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때로는 어른처럼 또 때로는 아이처럼 자유롭게 보여준다. PG-13. Sony Pictures Classics. 뉴아트(2월1일까지·310-281-8223), 어바인 웨스트팍 8(800-FAN DANGO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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