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 일기 ‘NO’라고 말하는 성공학

2006-12-28 (목)
크게 작게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거부 빌 게이츠가 400억달러의 자산을 소유한 미국 제2의 부자 워렌 버핏에게 어떻게 여유 있게 바쁜 스케줄을 다 유지하냐고 물었다. 버핏은 자신의 스케줄은 한가롭다며 스케줄 노트를 보여줬다. 그런데 웬걸. 노트는 거의 비어 있었다. 그는 반드시 필요한 미팅 이외에는 약속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이 여유롭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비결은 여러 군데에서 오는 요청을 거절하는데 있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동창회, 회사 파티 등 여러 모임에서 오라는 곳이 많다. 오라는 곳이 없더라도 갈 곳이 많은 시기이다. 어떤 경우 바쁘게 연말을 지내다 보면 남는 것은 피로한 몸이고 지친 상태로 새해를 시작하게 된다. 거절 못하는 한국 문화에서 ‘노’라고 말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꼭 필요한 모임은 참석하고, 한해 동안 도와주고, 베풀어 준 분들은 찾아뵙고, 감사해야 하지만 모든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무리이다. ‘노’라고 거절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기이다.
‘거절의 미학’은 연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경험과 능력이 쌓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진다. 주위에서 예전에 접할 수 없는 기회를 제의하며 동참을 원한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다른 사업의 기회가 엿보인다. 사업뿐만 아니라 사회활동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사회 봉사, 교회 봉사에서도 자신이 기여하고 싶은 부분이 많아지고, 또 해 주기를 원하는 곳도 많아진다. 마음 같아서는 이 모든 제의에 응하고 싶지만 그러면 몸, 마음, 시간에 무리가 오게 된다.
청하는 모든 것에 응하다 보면 한 분야 또는 여러 분야가 소홀하게 되고, 그것을 메우다 다른 분야가 희생하게 된다. 콜로라도에 ‘그룹’이라는 부동산 회사를 설립하고, 획기적인 성공을 한 사장은 세계 각처에서 그의 지혜를 듣고자 초청을 하여도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후한 대우도 마다하고 콜로라도를 떠나지 않는다. 그에게는 세 가지 중요한 일이 있는데 가정, 사업, 그리고 그가 즐기는 야외 취미활동이다. 이 모든 일들이 콜로라도에 있기 때문에 그는 그 주를 떠나지 않는다. 여러 부수적인 일들의 제안에 ‘노’라고 거절하려면 ‘예스’라고 승낙하는 인생의 핵심적인 일들이 있어야 한다.
이 인생의 핵심적인 일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규정해 주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가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그의 삶의 우선권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그는 중요한 일부터 해나간다. 우선권을 정하는 것은 우선권에 대해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가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소홀히 할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에 시간을 보내려면 중요하지 않은 일에 ‘노’를 해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모든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탑 에이전트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의 노력과 시간에 대한 충분한 대가가 따르는 일에 집중을 한다. 이 에이전트들에게 어떤 딜에 일하는 것만큼 어떤 딜을 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살아갈수록 ‘예스’라고 말하는 만큼 ‘노’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어떤 경우에는 거절하는 것에 성패가 좌우된다.
(213)534-3243 hchung@charlesdunn.com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