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 ‘패러다임의 변화’

2006-12-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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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고여 있으면 썩게 된다. 흐르는 물은 자기 스스로의 정화작용이 있기 때문에 결코 썩지 않는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 것과 같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좌정관천’(坐井觀天)하는 태도를 고수한다면 그 사람은 그 우매함 때문에 세상에 자기를 드러 내는 시기를 놓쳐버리고 사회적 생존경쟁 속에서 도태되고 만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나와는 아무 상관없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또는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무시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결국 변화하는 세상에서 낙오자가 된다. 그러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현재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창출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역사는 안정된 현재의 삶을 선택하기보다 새롭게 변화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자만을 기억한다.
우리의 역사만 보아도 변화적 사고를 가지고 적극적인 현실 변혁의 의지를 가진 자만이 세상을 뒤흔들고 권력의 왕좌에 앉을 수 있었다. 고려를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세력은 진골 세력에 강한 변화를 요구한 6두품 세력이었다. 이 6두품 세력은 지식이나 학식을 가지고 과거를 통해 관직에 진출한 세력으로 뛰어난 학식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습되는 혈족 세력에 의해 높은 관직으로의 진출이 불가능한 세력이었다. 조선을 세운 세력도 마찬가지이다.
태조 이성계와 손을 잡고 주요 건국 세력이 된 배후 세력은 신진사대부였다. 이들은 학문적 교양을 갖췄을 뿐 아니라 정치 실무에도 능한 학자적 관료였다. 이들과 대립되는 권문세족은 넓은 농장과 부를 축적해 국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부패결탁 세력이었다. 이들을 척결하려한 신진사대부의 개혁적 성향은 이성계의 조선 건국이념을 지지하는 정치적 명분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차원 뿐만 아니라 하나의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변화와 혁신은 상대적으로 가지지 못한 계층 내지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때그때 능동적으로 변화 세력의 요구를 포용해 제대로 이용하는 CEO는 이들 세력을 이용해서 얼음처럼 경직된 조직에 긴장 불어 넣기라는 열을 가해서 액체 상태의 물 같은 조직, 즉 역동적인 조직을 창출할 수 있다. 능력 있는 불만세력을 대거 등용, 획기적인 인사제도나 탄력적인 조직 운용을 꾀하는 것도 조직의 긴장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만세력이라는 것은 또한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구성원들은 항상 임원을 예의주시하며 임원들은 CEO를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경영을 총괄하고 책임이 있는 CEO는 혁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확신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시대가 진행하는 바를 빠르게 찾아내고 그에 편승하지 못한다면 크게는 국가, 작게는 기업 발전에 낙오를 일으킨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실력은 있으나 길이 막힌 집단들은 변화를 꿈꾸게 된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집단과 함께 한다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다음 세대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선 자리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갈구하는 자만이 시대를 바꿀 수 있지 않겠나? (213)999-4989 www.newstarrealty.com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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