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시장 “살살 회복되나, 더 떨어지나”

2006-12-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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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살살 회복되나, 더 떨어지나”

주택시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전반적인 침체속에서도 상당수 지역은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지역별로 큰 차를 보이고 있다. 일률적 하락이나 상승 전망은 통하지 않는만큼 개별 시장을 살펴보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주택 시장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더 떨어질 것 같기도 하고, 이젠 서서히 회복 단계에 들어설 것도 같다. 주택 시장에 찬바람이 쌩쌩 분다더니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LA 일원에서도 가격이 제법 떨어진 곳이 있는가하면 매기는 떨어졌어도 가격은 꿋꿋하게 버티거나 오히려 전보다 오른 곳도 많다. LA일원을 벗어나면 더 헷갈린다. 통계마다 다르다. 주택 경기 하락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있는가 하면 미약하나마 상승세가 계속된다는 통계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다른 시나리오를 내놓는다. 주택 소유주들도 앞날을 보는 견해는 일치하지 않는다.

헷갈리는 통계, 어느 것을 믿어야 하나
하락, 급등, 회복, 조정…지역마다 각각
전반적 침체 불구 지금도 오르는 지역 있어
LA는 급등 후 조정기이나 꿋꿋한 상승
오리건주 쑥쑥, 캘리포니아 대부분은 후퇴

진실은 어느 쪽일까.
최근 발표된 한 연방정부의 주택시장 동향에 관한 보고서는 이 모든 시나리오가 모두 가능함을 보여준다. 연방주택사업감독국(OFHEO)이 3분기중 전국 메트로폴리탄 지역 275개 주택시장을 분석한 내용에 의하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는 무관하게 실제로는 주택 가격이 지금도 달아오르는 지역이 상당수 있었다. 심하게 하락하는 곳도 많았고 회복중인 곳도 있었다. 가격이 크게 오르는 곳도 특정한 지역별 추세가 있기보다는 전국에 산재해 있었다. 이번 조사는 기존 주택 가치의 실제 등락을 추적한 것이다.
전국적인 주택경기침체와는 무관하게 뜨겁게 오르는 지역도 있었다. 오리건주 벤드는 10월1일을 기준으로 지난 12개월간 주택 가격이 무려 평균 30.7%나 크게 올랐다. 폭락이나 대대적인 가격 조정이란 이곳에서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미르틀비치(21.7%상승)나 솔트 레이크 시티(20.4%), 텍사스주 엘파소(18.6%) 등도 찬바람 부는 들판 위 모닥불처럼 주택 경기가 뜨끈뜨끈한 지역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37개 지역의 주택시장이 지난 12개월간 평균 15% 이상의 가파른 상승을 기록했고 10%이상 오른 메트로폴리탄 지역도 16개 지역이었다.
주 별로 볼 때는 아이다호주(17.5%), 유타 (17.4%), 오리건 (16.9%), 애리조나 (16.4%)가 호경기가 진행되는 곳이었다.
다음은 주택시장이 차갑게 식은 경우. 미국 전체 주택시장의 그림이 그렇다. 미전역을 평균적으로 보면 3분기중 주택가격은 0.86% 떨어졌다. 연률로 치면 3.4%의 하락.
집값이 전국평균해서 상승 대신 뒤로 밀린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데, 연률 3.4%의 하락이라면 지난 1998년 중반 이후 가장 혹독한 침체다.
주별로 살펴보면 미시간, 뉴욕, 로드 아일랜드, 뉴 멕시코, 매서추세츠주 등 5개 주가 상승률 0%선에 닿은 케이스. 주 전체의 분기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 역시 거의 없었다. 경제 불황이 심한 미시간주는 지난 12개월 전 기간이 0%선을 넘지 못하는 평균 0.6% 하락을 기록했다.
찬바람이 더 거세지는 곳도 있다. 최근 통계는 약간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더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감원등 지역 경제가 나쁜 지역에서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지역은 회복의 희망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제조업이 밀집된 중서부 지역이 그러했다. 클리블랜드 캔턴과 오하이오주 아크론, 디트로이트 이 3개 지역은 분기 가격 성장률이 1% 아래를 밑돌았다.
노스캐롤라이나 벌링턴은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분기중 3.4%나 떨어져 연률 13.6%의 심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수년간의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붐이 지난 뒤 숨 고르며 옆으로 기는 지역도 많았다. 캘리포니아 시장의 절반은 분기중 가격이 떨어졌다. 샌디에고와 샌프란시스코는 분기중 0.2%, 연률로는 거의 1% 하락을 기록했고 샌타로자와 샌타바바라, 그리고 플로리다 사라소타는 분기중 1.2%, 연률로는 약 5%나 가격이 미끄러졌다. 뉴욕 롱 아일랜드 카운티와 보스턴도 각각 0.7%, 0.4%씩 떨어졌다.
그러나 많은 지역 시장이 지난 수년간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예상밖이었다.
LA도 그런 지역이었다. 연율7.4%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었다. 포트 로더데일은 연률 10.3%, 플로리다주 네이플스는 10.8%로 여전히 뜨거운 상승이 지속되고 있었다. 워싱턴 D.C. 도 3%, 뉴욕시와 인근 북부 뉴저지 교외도 3%, 시애틀 14.8%, 마이애미및 마이애미 비치 14.7%, 시카고 5.2% 로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
언뜻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메시지 하나는 분명하다.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는 하강 트렌드인 경우라도 개별 로컬 부동산 시장의 경기는 지역 경제 및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일률적으로 시장이 떨어진다 아니면 올라간다는 시나리오는 성립되지 않음을 이번 조사는 보여준다.
OFHEO의 수석경제분석가 패트릭 로러는 “절절 끓던 시장이 약세장 또는 정상적인 시장으로 순조롭게 조정되고 있으며 최근 모기지 이자율도 하락함으로써 앞으로 폭락과 같은 극적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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