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 깁슨은 연기보다는 제작과 감독에 더 열심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보다 제작-감독에 주력”
16세기 초 중미 마야문명의 몰락기를 배경으로 한 도주와 추격의 액션 스릴러이자 문명비판 영화인 ‘아포칼립토’(Apocalypto-지난 8일 개봉, 주말 3일간 1,4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 1위)의 감독 멜 깁슨과의 인터뷰가 지난 5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흰 셔츠에 푸른색이 감도는 타이를 매고 정장을 한 깁슨은 처음에는 다소 긴장하는 듯 냅킨으로 이마의 땀을 닦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깁슨은 큰 제스처에 큰 눈을 위로 치켜뜨면서 농담과 위트를 섞어 답변했다. 그는 매우 다혈질이었는데 자신이 넘치다 못해 오만해 보였다. 하고 싶은 말을 아무 여과 없이 하는 사람이었는데 반유대인 발언에 대해 뉘우치는 기색이 안보였다. 인터뷰 후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국 사람이라고 나를 소개하자 깁슨은 “김정이 일(Ill-병들다)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해 같이 크게 웃었다.
영화인 책무는 사람을 즐겁게 해줘야
폭력 판치는 세상, 사실 그대로 표현
-당신의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과 달리 이 영화는 반종교적으로 보인다. 평화롭게 사는 주민들을 종교의식의 제물로 바치기 위해 약탈자들이 납치해 갔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다. 난 단지 당시 문화적 사실에 충실했을 뿐이다.
-영화가 너무 폭력적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 영화는 ‘브레이브 하트’(깁슨의 오스카 작품, 감독상 수상작)보다 덜 폭력적이다. 진짜로 끔찍한 장면은 사실 볼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이 폭력적인 것은 사실로 그것을 다루려했다.
-당신은 과거 문명에 집착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현재로부터의 탈출을 뜻하는가. 현대에 관한 영화를 만들 계획은 없는가.
▲내가 현대 영화를 만든다면 아마 난 십자가에 매달린 채 불 타 죽었을 것이다. 현대영화를 만든다면 가벼운 것을 만들겠다. 나는 역사가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로마인이나 그리스인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내가 과거 역사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그 것이 내 상상력을 불태워주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기 위해 우리는 촬영하는 동안 고고학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발굴한 유적의 벽화를 본 따 세트의 벽화를 그렸다.
-당신의 개인적 삶에서 영화 제목처럼 새 시작은 어떤 모양을 갖출 것이며 또 당신이 아내에게 보여준 가장 최근의 로맨틱한 제스처는 무엇이었나.
▲오래 산 사이지만 여자란 여전히 신비다. 로맨틱한 제스처로는 정원의 꽃을 한 아름 따다주었는데 모두 죽은 꽃들이었다. 새 시작에 관해서는 모르겠다. 모두 새 시작을 원하면서 30년 전으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하기들을 원하는 것 같다.
-당신이 지금까지 거쳐 온 개인적 여정에 관해 말해 달라.
▲그것은 배움의 과정이다. 난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있다. 약간 중심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우리는 모두 결점과 근심, 공포에 갇혀 살고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한 것도 바로 공포다.
-당신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맨발 도주의 액션과 스릴과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는데.
▲영화인으로서 첫째 책무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영웅주의를 신화적 스타일로 얘기했다. 영화란 어느 특정 층을 위해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첫째가 재미, 둘째는 교육, 그리고 셋째는 관객을 보다 높은 지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영화인이 3대 임무다.
-영화에서 마야인 들은 죽음을 여행으로 생각하는데 당신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우리는 모두 죽음에 대해 당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다.
-영화에서 부유하고 강하고 사악한 자들이 자신들보다 정신적으로 나은 사람들을 파괴하는 것이 요즘 세상과 똑같은데 그로부터 600년이 지난 지금 인간은 과연 정신적으로 진화했는가.
▲인간 정신은 늘 세상이 우리에게 가하는 불의와 핍박에 시달려 왔다. 보통 돈 많고 권력 있고 사악한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난 우리가 정신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인간이 영혼 적이 될 때는 어려움에 봉착할 때로 그것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당신은 낙천적인가.
▲그렇다. 세상에는 뉴스와 달리 좋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영화는 마야문명이 내부 폭발로 멸망했다고 묘사했는데.
▲지나친 소비주의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가 그들의 문명 파괴의 근원이었다. 그리고 권력의 부패도 거기에 일조를 했다. 이것은 로마나 희랍 때도 마찬가지다. 늘 그래왔다. 이 영화는 그 같은 것에 대한 설교조가 아닌 경고의 의미도 조금 지녔다.
-폭력이 너무 자심한데.
▲그렇지 않다. 침입자가 아이들을 죽이는 장면은 멀리서 찍었고 또 인간 제물의 심장을 꺼낼 때도 손이 직접 가슴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볼 수 없다. 모두들 날 폭력적이라고 질타하기를 좋아한다. 난 단지 관객들을 속였을 뿐이다. 여러분들이 이 영화보다 훨씬 끔찍한 ‘텍사스 전기톱 대살육 Ⅳ’를 보면서 살인행위를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이 그 영화의 주인공과 아무런 감정적 연계를 맺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들이 내 영화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그의 안전을 염려하기 때문에 영화가 더 폭력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왜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안 서는가.
▲나는 다른 사람을 통해 카메라 앞에 선다. 연기에 대해 전연 그리워하지 않는다. 난 그동안 영화에 너무 많이 나왔다. 흥미 있는 소재가 발견되면 연기를 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지루한 일이다.
-개인적 실수를 하고도 상을 받고 또 그 잘못이 우스갯거리로 취급 받는 영화인들도 있는데 당신은 세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당신이 스스로를 표적으로 만들 때 표적이 되는 것이다. 나는 내가 하고픈 일을 할 것이며 다른 많은 사람들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고칠 수는 없다. 내가 날 돌보는 수밖에 없다.
-당신은 이 영화 때문에 얼마 전 라틴-아메리칸 상공인들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그 직후 LA타임스는 그것이 아주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글을 읽었는가.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아무 것도 읽지 않는다. 보나마나 말똥 같은 소리일 텐데 왜 읽어야 하는가. 왜 내 마음을 그것들로 오염시켜야 하겠는가.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