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½

2006-1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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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½

대니(왼쪽)와 솔로몬이 교전지대를 탈출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둘러싼 액션-우정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액션과 모험, 우정과 의리 그리고 사랑과 센티멘탈한 자기희생의 규모 큰 영화로 옛날 스타일의 서사극이다. 재미 있고 연기도 좋고 아프리카 현지 촬영도 좋으나 너무 길다(143분). 그래서 후반부에 가서 맥이 빠지고 김이 샌다.
영화의 또 하나 결점은 액션이 콩 튀듯 하는 오락영화가 너무 교훈적이라는 사실.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착취와 검은 대륙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내전 그리고 서양세계의 소비주의와 함께 양심선언까지 강요하다시피 하고 있다.
1999년. 내전이 일고 있는 시에라 레온의 어촌에 사는 어부 솔로몬(디몬 훈수)은 마을이 반군의 습격을 받으면서 어린 아들과 아내와 헤어진 채 포로가 된다. 솔로몬은 다이아몬드 광산에 끌려가 혹사당하는데 광산이 정부군의 공격을 받는 순간 가기가 찾아낸 큰 분홍 다이아몬드를 갖고 탈출한다.
솔로몬이 귀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소지했다는 소문이 남아공 출신의 다이아몬드 밀수꾼 대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이른다. 대니는 솔로몬에게 다이아몬드를 팔아주겠으니 돈을 반분하자고 제의한다. 솔로몬이 헤어진 가족을 찾는 길은 그 방법 밖에 없다. 두 남자는 이때부터 함께 행동을 하는데 여기에 동참하는 것이 미국 여기자 매디(제니퍼 카넬리). 매디는 대니를 통해 전쟁에 시달리는 대륙에서 채취된 다이아몬드를 사는 서방 상인들에 관한 폭로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앙앙불락하던 대니와 매디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요 냉정하고 무자비한 다이아몬드 밀수꾼 대니가 실은 마음이 착하다는 것도 다 아는 일. 서브플롯으로 반군에게 납치된 솔로몬의 아들 디아가 반군들에 의해 ‘소년군인’이 되는 과정이 한 동안 묘사된다. 자기 키만한 총을 든 소년들이 얼굴 표정하나 안 변하고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이 섬뜩하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어서 그 가공성이 더욱 끔찍하다. 디카프리오와 훈수가 정열적 연기를 하나 끝에 가서 영화가 쓸데없이 감상적이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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