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년 시리즈 ① 한풀꺾인 부동산시장

2006-12-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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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시리즈 ① 한풀꺾인 부동산시장

올해 남가주 부동산 시장은 지난 8년간의 가파른 오름세가 한풀 꺽이면서 본격적인 조정기를 겪었다.

“아! 옛날이여” 쌓여만 가는 매물

다사다난했던 병술년 한 해의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다. 2006년은 부동산시장의 하락세, 한인타운 개발 열풍, 다운타운 반이민법 시위, 한인 금융가의 잇단 행장교체 등 다양한 경제이슈들이 한인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한해였다. 2006년 송년기획으로 올 한해 한인사회를 장식했던 경제뉴스를 이슈별로 돌아본다.

한인타운·다운타운 열기 급랭
‘연말 기점 숨 고르기’낙관론도


“부동산 시장이 이제는 바닥을 쳤을까요?
“가격은 얼마나 더 떨어질 것 같나요?”
올 한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주고 받은 대화내용일 것이다.
지난 90년대중반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가까이 호황을 이어오면서 한인들의 부 축적에 가장 많이 ‘기여’한 남가주 부동산 시장이 올해는 한풀 꺾이면서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바뀌면서 예전의 두자릿수 가격 증가는 ‘아, 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남가주 6개 카운티의 지난 10월 중간 주택가는 전년대비 2.3% 상승에 그쳤으며 샌디에고와 벤추라 카운티 등 일부 지역은 올들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판매량도 같은 기간 남가주 6개 카운티에서 2만2,117채가 팔리는데 그쳐 10월 기준으로 96년이후 10년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르는 게 값이었고 웃돈을 주겠으니 팔아만 달라고 경쟁을 벌이던 바이어들의 모습에 익숙해있던 셀러들에게 리스팅 가격보다 훨씬 낮게 오퍼하는 바이어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낯설기만 하다. 한때 최고의 직업으로 인기를 모았던 부동산 중개업의 인기도 덩달아 시들해졌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일단 사고 보자던 바이어들의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한인타운과 발렌시아 등 새로운 콘도나 주택단지 분양에 수백명의 한인들이 몰리던 현상도 사라졌다.
수요가 꺾이면서 한인타운에 자투리땅만 있으면 들어섰던 콘도의 건축, LA다운타운의 로프트의 열기도 가라앉았다.
주택의 에퀴티가 재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서민들에게 집값의 정체와 하락은 엄청난 심리적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남가주 경제 성장을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매년 두자릿수의 가격 인상은 시장이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올해와 같은 조정기는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연말을 최저점으로 남가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으며 내년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일시적인 숨고르기’ 단계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가 아직도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타주및 해외 이민자의 이주 등으로 잠재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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