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아버지들의 기’ (Flags of Our Fathers) ★★★★(5개 만점

2006-1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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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들의 기’ (Flags of Our Fathers) ★★★★(5개 만점

수리바치산에 성조기를 꽂은 세 군인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Flags of Our Fathers)
★★★★(5개 만점)

2차대전 태평양전쟁의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이오지마섬(유황도)의 미군 대 일본군간의 교전을 커다란 캔버스에 대담무쌍하게 묘사한 이 영화는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인터뷰 엔터테인먼트 면)의 강력하고도 감정적인 역작이다. 이라크 전쟁중 만들어 전쟁옹호론자라는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칠순에도 지치지 않고 이런 대작을 능수 능란하게 만든 그의 솜씨는 경탄할 만 하다.
‘라이언 일병 구출작전’을 연상케 하는 미군 상륙작전과 섬에서의 교전 그리고 이 전투에 참가했다 살아남은 3명의 미군의 후유증을 통해 영웅의 의미를 묻는 전쟁 액션 드라마다. 검은 모래와 화산의 유황 냄새를 내뿜는 이오지마(아이슬랜드서 촬영)의 전투를 일본군 측에서 본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내년 2월에 개봉되는데 일본 배우가 나오고 일본어 대사로 된 이 영화도 이스트우드가 감독했다. 이오지마 전투는 1949년 존 웨인 주연의 ‘유황도의 모래’로도 영화화 됐었다.
영화는 이오지마의 수리바치 산정에 성조기를 꽂은 6명의 군인 중 살아남은 3명의 군인을 정부가 사기진작과 전쟁채권 판매를 위해 본토로 불러들여 이용하면서 이들이 겪는 정신적 부담과 국내 활동이 이오지마 전투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1945년 2월9일 미 해병 3만명이 2만명의 일본군이 사수하는 이오지마에 상륙한다. 상륙작전 촬영과 액션이 박진하고 장관인데 군인들이 상륙을 기다리는 함정 안 확성기를 통해 얼마 전 죽은 도쿄 로즈의 방송이 나온다. 치열한 전투 끝에 상륙에 성공한 미군은 전략상 요지인 수리바치산을 점령하고 산정에 작은 성조기를 꽂는다. 이 기를 작전에 참가한 미 장군이 요구하면서 대형 성조기로 교체되는데 이 때 기를 단 쇠파이프를 꽂은 군인이 총 6명. 5명의 해병과 1명의 해군위생병인데 이중 3명은 얼마 후 전사한다.
3명은 위생병 존 브래들리(라이언 필리페-이 영화는 브래들리의 아들이 쓴 책이 원작)와 르네 개그논(제시 브래드포드)과 피마 인디언인 아이라 헤이스(애담 비치가 깊은 호연을 하는데 그의 고통하는 모습에 눈물이 난다). 성조기 사진이 미 전국에 애국심의 열풍을 몰고 오면서 정부는 이들 3인을 전투중 본토로 불러들인다. 국민들로부터 영웅대접을 받는 3인은 전국을 돌며 성조기 게양을 재현하면서 채권장사를 한다. 르네는 영웅대접을 즐기나 존은 전선의 전우를 생각하며 억지로 행사에 참가한다. 처음부터 이 행사를 희극이라면서 참가하길 거부하는 것이 아이라. 인종차별을 받는 아이라가 죽은 전우들이 진짜 영웅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괴로워하면서 몸부림치는 이야기가 드라마의 중심이다(이 얘기는 토니 커티스 주연의 ‘아웃사이더로’ 만들어졌다). 전후 3인은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다시피 했다. 이스트우드가 작곡한 간결한 음악이 인상적이다. R. Paramount.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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