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아이들’(Little Children)★★★★½

2006-10-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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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이들’(Little Children)★★★★½

모두 기혼자들인 케이트 윈슬렛(왼쪽)과 패트릭 윌슨은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중산층 부부관계 균열 파헤친 블랙유머

2001년 강렬한 소품 ‘침실에서’(In the Bedroom)로 감독 데뷔한 타드 필드의 두번째 영화로 데뷔작의 특성을 지닌 격정적이요 지적인 영화다. 데뷔작보다 폭이 좀 넓어지긴 했지만 미도시 교외에 사는 중산층의 삶의 균열을 그린 이 영화는 역시 매우 내적이요 강렬하며 또 감정적이다.
‘아메리칸 뷰티’를 연상케 하는데 이 영화는 그것보다 좀 더 어둡고 보노라면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해지면서 조바심을 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만족스러운 듯한 부부관계의 붕괴와 함께 인간의 불관용을 새카만 유머를 섞어 파헤친 뛰어난 영화로 격한 충격과 감동에 젖게 된다. 탐 페로타의 소설이 원작.
매서추세츠의 작은 마을 이스트 윈댐의 한 여름.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데 첫 장면은 마을 공원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세 명의 여인들의 수다로 시작된다(그림 같은 장면이지만 위선과 탈선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이 여자들로부터 조금 떨어져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자가 어린 딸을 데리고 나온 새라 피어스(케이트 윈슬렛). 이때 어린 아들을 데리고 젊고 잘 생긴 브래드 애담슨(패트릭 윌슨)이 공원에 들어오면서 여인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쏠린다.
여기서 새라와 브래드가 서로 알게 되는데(새라가 다른 여자들과 내기를 한 결과) 둘은 그 뒤 동네 풀에 각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면서 점점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육체에 빠져들면서 감정적으로도 강하게 맺어진다. 영문학 석사인 새라의 남편은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변태이고 변호사 시험에 두 번이나 떨어진 브래드의 아찔하도록 예쁜 아내 캐시(제니퍼 카넬리)는 PBS의 기록영화 제작자다.
이 마을에 섹스 전과자로 기분 나쁘게 생긴 로널드(재키 얼 레일리)가 형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마을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로널드는 궁극적으로 새라와 브래드의 삶에 끼여들게 되는데 그가 동네 사람들의 불관용과 자신의 변태성에 대해 내리는 스스로에의 형벌이 혼절할 만큼 충격적이다. ‘보바리 부인’이 상징적으로 쓰여지는 페미니스트 영화로 윈슬렛이 지적이요 강한 연기로 영화의 추 노릇을 한다. R. New Line. 아크라이트(323-464-4228), 센추리15(310-289-4AMC),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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