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正道(정도)’

2006-09-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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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어느 시대, 어떤 분야이든 누구에게나 뿌리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 있기 마련이고 인간이기에 때로는 눈앞의 놓치기 아까운 이익을 생각하며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길이 정도가 아니라면 과감하게 뿌리쳐야 한다. 그리 긴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정도를 걷는 사람들의 성공확률이 그렇지 못한 삶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얼마전 언론매체를 통해 크게 거론되었던 부동산 편법매입과 관련, 필자에게도 여러 차례 비슷한 제의가 들어왔었다. 그냥 만나보지도 못한 바이어를 위해 오퍼를 쓰고 집을 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편한 일인가?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어서 정중히 거절을 했던 적이 있다.
정상적인 투자나 거래는 하나의 부동산을 싸고 좋은 가격에 매입하여 가격이 오르면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대개 실제 돈을 움직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크레딧과 이름을 불법적으로 도용하여 리스팅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감정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리스팅 가격과 감정 가격의 차이를 셀러로부터 받아내고 구입했던 부동산은 일정기간 렌트를 준 후 페이먼트를 안내 일부러 압류를 당하고 빠져나가는 방법을 쓴다.
이런 불법거래가 왜 성행할까? 이는 실질적 손해는 은행이 거의 떠맡고 크레딧 빌려준 사람은 적정선에서 미리 보상을 받고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 융자, 감정사들의 개입과 어찌 되었던 커미션만 받으면 된다는 에이전트, 그리고 얼마나 되었건 팔고 싶은 가격에 팔기만 하면 된다는 셀러의 안일함이 가져온 잘못된 방식의 산물이다. 이러한 불법거래를 통해 당장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절대 다수의 정직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며 부동산 마켓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제의가 들어왔을 때 과감히 거절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용기가 필요하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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