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인턴 비치 클럽’(Boynton Beach Club)★★★★

2006-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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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턴 비치 클럽’(Boynton Beach Club)★★★★

로이스(왼쪽)가 연하의 도널드와 해변서 즐거운 때를 갖고 있다.

‘황혼의 차차차’시니어들 로맨틱 코미디

나이 60 넘었다고 사랑 못하고 섹스 못할 줄 알았더냐. 젊은이들로부터 개평인생을 살고 있듯이 취급받는 시니어 시티즌들의 로맨틱 코미디로 황혼 블루스가 아니라 황혼 차차차이다. 속도 빠르고 생기 발랄하고 우습고 명랑하면서도 주인공들이 짝을 사별한 사람들이어서 추억과 슬픔도 잔잔히 깔렸는데 죽음을 생각지 않을 수 없는 황혼 인생을 매우 긍정적으로 그렸다. 많은 인물들과 그들의 상황을 오락가락하면서 고르게 묘사했는데 고참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흘러간 음악 등이 베이비부머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영화다.
플로리다 보인턴비치의 은퇴자 커뮤니티 내 사별자 클럽은 짝을 잃은 남녀들의 모임 장소. 주인공은 5명의 남녀다.
제일 최근 남편을 터무니없는 사고로 잃은 매릴린(브렌다 바카로-’미드나잇 카우보이’)은 아직도 몸매가 모델 같은 생기발랄한 로이스(다이앤 캐논-케리 그랜트의 전 부인)의 독려로 클럽에 가입한다. 3개월 반 전에 아내를 잃은 잭(렌 캐리우)도 클럽에 가입하는데 그는 곧 자칭 ‘레이디스 맨’이라는 해리(조셉 볼로냐)와 친해진다. 다섯번째 주인공은 잭을 보자마자 호감을 느끼며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늘씬한 샌디(샐리 켈러맨-’매쉬’).
이들과 이들의 주변 인물들의 일상과 갖가지 에피소드(해리의 인터넷 데이팅 장면이 웃긴다)가 아기자기하게 얘기된다. 이 사람들에게 절실하고 크게 다가오는 문제는 사랑과 섹스. 수십년간 살을 비비며 살아온 짝이 남긴 온갖 추억이 깃든 집에서 새 짝과 섹스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잭도 처음에는 샌디의 은근짜를 퇴짜 놓는다. 그러나 잭과 매릴린 등은 모두 외롭기 짝이 없다.
한편 로이스는 연하의 멋쟁이 도널드(마이클 누리)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나 도널드의 직업이 로이스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보잘것없는 것임이 드러나면서 로이스의 마음이 움직인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위선을 깨닫게 된다. 고독한 시니어 시티즌들의 모습과 내면을 진지하고 따뜻하고 또 통찰력 있게 다루어 호감이 간다. 수전 사이들맨 감독. 성인용. 파빌리언(310-281-8223), 버뱅크16(818-953-9800), 타운센터5, 플레이 하우스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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