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속의 여자’(Lady in the Water)★★½

2006-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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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여자’(Lady in the Water)★★½

아파트 매니저 클리블랜드와 물의 요정 스토리.

인간세계 찾아온 요정의 사명은

라스트신의 충격적인 반전과 귀기 서린 으스스한 분위기의 공포영화만 만드는 인도계 감독 M. 나이트 쉬야말란의 우울한 분위기를 지닌 환상적인 동화다. 영화의 내용은 감독이 자신의 어린 두 딸에게 들려준 즉흥 잠자리 얘기인데 자기 집 얘기로 끝냈어야 할 것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화적 내용의 영화를 보면서 도무지 신비감을 느낄 수가 없는데 제작, 각본, 감독에 조연까지 맡은 쉬야말란의 자기 만족용 영화이다. 조금 무섭고 마법적 매력이 전연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가 너무 평면적이고 관객의 흥미를 끌만한 견인력도 없어 누가 볼지 의문이다.
이 영화는 쉬야말란의 전 작 ‘마을’보다 더 못한데 감독은 자기 작품을 배급해온 디즈니가 이번 영화를 만들기를 거부하자 워너브라더스로 옮겨 영화를 만들었다. 쉬야말란은 디즈니와의 불화를 최근 책으로 써내면서 디즈니 간부들을 헐뜯어 할리웃의 큰 뉴스가 된 바 있다.
온갖 인종들이 모여 사는 대형 아파트의 풀에서 푸른 세계에 사는 요정 스토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알몸으로 지상으로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토리를 보호하는 사람은 정신적 상처를 입은 아파트 매니저 클리블랜드(폴 지아매티).
스토리는 이 세상의 인간들에게 행할 임무를 띠고 온 것인데 이 임무를 막기 위해 역시 푸른 세계에서 온 검은 늑대를 닮은 괴물이 호시탐탐 스토리를 노린다. 자기 아파트에서 칩거하며 공포에 떠는 스토리가 가진 신비한 사명의 단서를 풀어주는 사람이 한국계 모녀. 딸 영순(신디 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의 통역으로 그녀의 어머니가 한국어로 이 요정의 내력을 클리블랜드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스토리를 다시 푸른 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의 도움을 청한다. 영화평론가(괴물에 잡혀 먹는다-감독이 자기 영화를 혹평한 비평가들에게 복수한 것이다), 작가 지망생(쉬야말란), 크로스워드 퍼즐의 대가와 그의 아들(시리얼박스의 글에서 단서를 얻어 스토리의 귀환을 돕는다) 등이 중지와 용기를 동원해 스토리를 다시 물의 세상으로 돌려보낸다.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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