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전 애인은 수퍼걸’(My Super Ex-Girlfriend)

2006-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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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 애인은 수퍼걸’(My Super Ex-Girlfriend)

제니/G-걸이 애인 맷을 데리고 공중여행을 하고 있다.

★★½(5개 만점)

애인에게 버림받은 수퍼우먼의 복수

처녀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제니가 애인에게서 버림받은 뒤 그에게 행하는 복수의 횡포는 가히 수퍼급이다. ‘남자만 수퍼냐 여자도 수퍼일 수 있다’는 수퍼우먼 얘기인데 ‘수퍼맨’의 얘기를 도적질해 만든 불량모조품이다.
특수효과에 의존한 상상력 나태한 조야하고 미성숙한 서푼짜리 로맨스와 액션과 코미디를 얼버무린 판잣집 같은 영화. 좋은 코미디를 잘 만드는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이나 수준급 스타 우만 서만 등의 재주가 낭비된 공허한 영화다. 제 멋대로 나가는 영화여서 탈선한 전차가 굴러가는 것을 보는 느낌.
뉴욕의 수줍음 많은 총각 건축가 맷(루크 윌슨)이 어느 날 말 많은 직장 친구 번(레인 윌슨)과 함께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보고 반한 여인이 화랑 직원 제니(우만 서만). 제니의 가방 날치기 사건으로 둘은 가까워져 데이트에 들어간다.
그런데 제니는 초능력을 지닌 수퍼우먼 G-걸로 재난으로부터의 인류 구원사업 때문에 개인 연애사업이 부진하다가 맷을 만나면서 환희작약 한다. 둘은 첫 데이트 얼마 후 맷의 아파트에서 침대가 위치를 바꿀 정도의 힘찬 섹스를 하면서 정열을 태운다.
그리고 제니는 비밀유지 조건을 내걸고 맷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이어 G-걸이 된 제니는 맷을 끌어안고 뉴욕 밤하늘 높이 비상, 공중섹스를 즐긴다(맷은 ‘수퍼맨’의 여주인공 로이스 레인인 셈).
그런데 문제는 제니가 질투와 소유욕이 지나치고 병적으로 신경과민인 점. 맷이 회사의 동료 여직원으로 속으로 은근히 사랑하는 하나(애나 화리스)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 봐도 초능력으로 맷을 혼내면서 노발대발한다. 수퍼우먼 애인 두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맷이 제니에게 절교를 선언하면서 제니/G-걸의 맷에 대한 무지막지한 복수가 시작된다.
이런 영화에 나쁜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일. G-걸의 적은 제니의 고교시절 단짝으로 지금껏 그녀를 사랑해온 부자 천재 베들램(에디 이자드). 제니는 고교시절 베들램과 밤에 차에서 데이트하던 중 근처에 떨어진 운석을 만진 결과 수퍼우먼이 된 것.
제니를 무기력화해 보통여자로 만들려는 계획을 마련한 베들램이 이 음모에 맷을 끌어들이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그리고 2명의 G-걸이 탄생한다.
G-걸이 자동차를 들어올리고, 공중 높이 나르고, 지붕을 뚫고 아파트 출입을 하는가 하면 공중에서 맴을 돌며 격투를 벌이는 따위의 특수효과가 눈요기. PG-13.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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