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KAFA 등산학교 암벽타며 도전과 희생 배워

2006-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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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A 등산학교 암벽타며 도전과 희생 배워

졸업등반 후 타퀴스 정상에 선 4기 교육생과 강사진.

KAFA 등산학교 암벽타며 도전과 희생 배워

10세 동갑내기 귀염둥이들. 시카고에서 온 배은서(왼쪽)와 줄리 윤양.

50대 ~초등생 등 20명 4박6일 강훈
두딸 등록시킨 엄마는 자원봉사자로

재미대한산악연맹(회장 이정호)은 미주 지역의 산악문화 발전을 도모하고 등산교육을 통한 지도자 육성 및 산악 동호인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매년 KAFA 등산학교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2~4일 그리고 6월9~11일 4박6일 동안 아이들와일드(Idyllwild) 지역의 수이사이드 록(Suicide rock)에서 제4기 등산학교(교장 고수명)가 열렸다.
이번 학교에서는 50세 이상이 3명, 30~40대가 9명, 애틀랜타에서 온 대학생 2명, 중고등학생 4명과 초등생 여자 어린이 2명 등 총 20명이 등록했다.
참가자 중에는 3기 졸업생인 시카고에서 온 배정란씨가 두 딸 은영(시카고 Lincoln Hall High 1학년), 은서(Rultledge 초등학교 4학년)와 함께 등록해, 엄마는 자원 봉사자로 아이들은 교육생으로 참가했다.
또한 애틀랜타에서 온 대학생 지나양과 심재문군은 암벽 등반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으로 참여, LA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에 베이스캠프로 직행하고 수료한 날에는 밤 비행기로 돌아가 다음날 등교해야 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교육내용으로는 암벽등반 개론, 장비론, 매듭법, 확보법, 하강법 등 기초 암벽등반을 위한 모든 내용이 포함되었고, 학생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모든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해 내야 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과 함께 힘들어하는 동료의 배낭을 대신 메주거나 격려해 주는 따뜻한 모습을 보며 단체생활의 중요성과 사회성도 경험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일반인들은 자신의 체력과 한계를 경험해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그동안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학교측에서는 등반 장비와 텐트 그리고 식사를 제공하며 산악전문가로 구성된 강사진은 철저한 안전교육과 올바른 자세 등을 교육한다.
KAFA 등산학교에는 1기부터 매년 20여명씩 등록, 올해까지 60여명이 수료했다. 앞으로는 수료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추천을 받아 대한산악연맹에서 매년 여름 방학기간에 실시하는 청소년 오지 탐사대 대원으로도 파견을 할 계획이다.
많은 1.5세, 2세 청소년들이 이런 훈련과 특별한 경험을 통해 우리의 뿌리를 기억하고 정신력이 강한 훌륭한 지도자로 자라 이곳 이민사회의 큰 구성원이 되어 준다면 더 바랄 바가 없겠다.

오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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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학교를 마치며…
공포의 산이 친구로… 내년에도 참가

▲조엘 이(15·랄스톤 중학교)
이번에 처음 암벽등반을 했다. 보기만큼 쉽지 않았다. 훌륭한 강사님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
동료와 처음 차에 탔을 때, 상당히 떨리는 기분이었다. 한참 동안을 달려 베이스캠프에 도착, 등록 후 바로 식사를 했다. 참 맛있었고, 샤워도 좋았다. 매일 아침 5시30분에 기상을 해야 하는 관계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는 바로 산으로 향했다. 하이킹은 참 힘들었다. 아주 길었고, 특별히 친구인 알렉스에게는 더 고역이었다. 알렉스는 체격이 크기 때문에 자주 쉬었다. 배낭을 대신 메주고 격려해 가며 암반장에 도착했을 때 알렉스는 땀을 엄청 흘렸다. 온몸이 물로 범벅이 되었다.
1시간 가량의 암벽등반에 관한 강의가 있은 후 내가 제일 먼저 등반을 하게 되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처음엔 무척 무서웠다. 몇 발자국을 올라갔지만 그 다음엔 바위에 매달려서 공포와 오랫동안 싸워야했다.
강사진의 독려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어린아이가 첫 걸음마를 배우듯 올라가 마침내 첫 등반에 성공했다. 그 다음부터는 무섭기는커녕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저 눈앞에 있던 큰 바위산이 이제는 나와 친구가 된 것 같았다. 긴 하루가 지나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서 캠핑장으로 향했다.
둘째 날에도 전날과 같이 암벽등반 훈련을 반복했는데, 무척 힘든 하루였다. 그렇게 힘든 긴 하루가 지나고서 집으로 돌아가서 쉬었다.
둘째 주에 등반학교에 돌아왔을 때 알렉스는 “다쳐서” 올 수 없었다. 대신 시카고에서 온 두 여자애들과 동행이 되었다.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힘든 한 주를 보내고, 마지막으로 특별히 힘든 등반을 하고서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특별히 좋았기에 내년에도 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기 때문에 내년에 암벽등반 학교가 열리면 나도 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때는 처음 온 사람들에게 암벽등반 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길 바란다.

울면서 들어가 웃으며 나왔죠

▲줄리 윤(10·브룩허스트 초등학교 4학년)
이번 주는 제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처음엔 정말 무섭고, 엄청나게 큰산을 오르기 싫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지만 등반을 했고,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열살짜리 여자애가 8,000피트 정도 되는 산을 올랐으니까요!
사실 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나는 팔과 다리만 움직이기만 했거든요. 졸업을 할 땐 기분이 정말 좋기도 했고,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더 이상 많이 걷지 않아도 되고, 기분 좋은 샤워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섭섭했던 건 긴 시간동안 다시 올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리고, 많이 그리워하겠지요. 이 학교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며칠 동안 함께 하고서 헤어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시카고에서 친구들이 왔고, 며칠이나마 더 함께 지낼 수 있는 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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