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 일기 오 대~한민국

2006-06-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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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월요일(6월 19일) 아침에 출근하니 윌리엄이라는 백인 동료가 전날 한국과 프랑스 전 축구 경기를 재미있게 시청했다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한국 팀이 축구 경기도 잘 했지만 한국 시청 앞에 모인 인파, 스테이플스 센터에 운집한 응원 인파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했다.
얼마 전 LA타임스의 대서특필 처럼 미국인들은 한국의 축구보다도 하나가 되어 뜨겁게 응원하는 한국민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듯하다.
윌리엄과 한국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윌리암은 남부 조지아주에서 갓 올라온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지금 에이전트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다 민족이 모여 사는 LA 주민들에 비하여 남부 사람들은 타인종을 자주 접하지 않아 소수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남부의 억양이 강한 윌리엄이 한국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기이해 보였다.
우리 회사는 백인 에이전트들이 대부분이지만 새 백인 에이전트가 들어오면 나를 포함하여 백인 척, 일본인 2세 마크 등과 새 에이전트 신고식을 한다. 윌리엄이 남부에서 왔다는 얘기를 들은 척은 윌리암에게 LA의 진수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새 에이전트의 신고식으로 우리가 윌리엄을 데려간 곳은 한국 떡보쌈집. 척은 꼭 새 에이전트에게 김치를 먹이며 LA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윌리엄은 척이 권하는 김치와 함께 떡 보쌈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알고 보니 그는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를 배낭여행 하면서 동양 음식을 접할 기회를 많이 가졌었다. 처음 한국 고기맛을 본 윌리엄은 다시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가지고 조른다.
윌리엄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이제는 백인 에이전트라도 LA에서 일하려면 한인 타운을 알아야 하며 한인 문화를 알아야 한다. 한인 문화가 LA의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을 놓고 보아도 한인의 잠재력은 상당하다. 한 한인 투자 그룹이 윌셔가를 장악한 것을 비롯 LA 카운티에서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 외에도 많은 한인들이 상업용, 공업용 부동산을 보유, 매매하고 있다. 타 민족에 비해서 부동산 활동이 왕성한 한인 건물 주인들과 바이어는 백인 에이전트들 사이에도 항상 대화의 대상이다. 한인들의 힘은 문화 뿐만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큰 신장을 보이고 있다.
한 주택 부동산 에이전트에 따르면 수십 년 전 한국 사람이 인종 차별 때문에 집을 구입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부동산의 어느 부분에서도 한국인 바이어라면 환영한다. 그 만큼 한인들의 경제력이 큰 신장을 했기 때문이다. 스위스와의 경기도 윌리엄과 함께 관람을 하였다.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압도하는 응원을 하는 한인 응원팀은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였다. 윌리엄도 한국을 응원하다가 경기에 지자 실망하는 눈치였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인들은 축구를 통해서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뭉침이 경제력에도 반영이 되었으면 한다. 중국인들이나 유태인들은 아무리 서로의 의견이 차이가 있고, 서로의 개인적 관계가 안 맞는다고 하더라고 부동산과 비즈니스 투자에는 서로 힘을 합쳐서 다른 경쟁자를 견제한다고 한다. 우리 한인들도 이제는 축구에서 뭉쳐지는 힘을 경제에 적용할 때가 왔다. 뭉쳐서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주도해 나가는 한인 경제를 꿈꾸어 본다.
(213) 534-3243
www.charlesdunn.com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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