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한폭탄이 돼 버린 변동 모기지

2006-06-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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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변동모기지의 이자율이 상향 조정돼 월 모기지 페이먼트가 크게 늘어난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하자 주택차압에 직면하는 홈오너들이 급증하고 있다. 페이먼트를 줄이기 위해 재융자를 시도하나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융자가 되지 않아 감당하기 어려운 높은 페이먼트의 포로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중 상당수는 차압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1월에 오르고, 6월에 오르고, 12월에 또…”
적용 이자율 조정으로 월 주택 페이먼트 급등
감당 못 할 홈오너 속출…차압 올해 내년 봇물

조지아주의 아니타 브리튼. 그는 지난 2003년 하이브리드 변동 모기지를 융자받았는데, 당시 렌더는 변동 모기지가 불안하지만 이자율이 좀 내려가 안정되면 전통적인 고정 모기지로 재융자 받아 전환하면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재융자도 못받고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6개월 사이에 3분의 1이나 솟았다. 그녀는 페이먼트를 내지 못하게 됐으며 재정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차압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수년간 변동모기지는 크게 늘었다.
초저리 이자율에 기록적인 주택가 격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에퀴티를 꺼내며 재융자를 받았다. 재융자를 하면서 많은 렌더들은 변동 모기지를 밀어붙였고 고객들도 이를 선택했는데 변동은 일단은 페이먼트가 적어 전통적 융자보다 융자가 쉽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동모기지는 현재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고정과의 이자율 격차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0년 고정 평균이 6.60%였는데 반해 1년 변동이자율은 5.63%였다. 2003년의 경우에는 30년 고정이 6.54일 때 변동은 3.76%였다.
변동모기지를 받을 때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들어 3천억 달러의 하이브리드 변동 모기지가 처음으로 이자율이 상향 조정됐다. 모기지은행협회는 이같은 상방 조정이 내년이면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즉, 월 페이먼트가 뛰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홈 오너들이 속출한다는 말이다.
일례로 브리턴의 월 페이먼트는 올해가 시작되면서 1,079달러에서 1,340달러로 늘어났는데, 6월 1일부로 다시 104달러가 늘어났고 12월에는 또 늘어날 것으로 예정돼 있다. 브리턴은 학생융자도 갚아야하기 때문에 차압을 모면하기 위해 크레딧 상담 서비스를 받았다.
“갖고 있는 모든 크레딧 카드를 없앴고 앞으로 일년간은 재융자를 못 받게 돼 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란 강물에 빠져 죽지 않고 용케 건너는 일 뿐이다.” 졸지에 암담한 지경에 처했다.
“변동 모기지는 이미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고 Foreclosure.com의 브래드 기센은 말한다. ”올해와 2007년을 통해 차압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그는 부연한다.
모기지은행협회에 의하면 2006년 1분기 주택 차압은 전체적으로 보면 전년동기에 비해 둔화(이중 변동 모기지가 얼마인지는 구분되지 않았다)됐지만, 그것은 수면위의 모습일 뿐이다.
Foreclosure.com에 따르면 지난해 차압은 전국적으로 약 5만개로 기록적으로 낮았으나 그 때 이후 두배 이상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연체율은 2005년 4분기에는 경제호황에 따라 대부분 유형의 융자에 있어 줄어든 반면 2006년 1분기 들어서는 변동 모기지 연체율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변동 모기지 상향으로 가장 타격이 심한 지역은 경제가 나빴던 미시간, 텍사스, 조지아 등지이다. 특히 디트로이트와 댈러스, 아틀랜타에서는 주요 고용업체들이 파업과 파산, 산업침체로 모기지 페이먼트 연체가 급증했다.
그러나 주택 시장이 둔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버지니아, 워싱턴 D.C등 집값이 가장 급등했던 지역들도 차압이 치솟는 사태를 겪에 될 것으로 전망한다.
텍사스 A&M 대학의 부동산센터의 제임스 게인스 박사는 “차압 판매와 시장 활기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주택 매기가 없고 가격이 오르지 못하면 차압판매는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의 지불불능 고지(default notices)는 수천건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실제 차압 판매는 수백건에 머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캘피포니아의 주택판매시장이 아직은 여전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홈오너들이 아직은 차압전에 집을 팔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택판매가 활발하지 못한 텍사스나 조지아주의 경우에는 홈오너들이 적기에 바이어를 찾을 수 없어 차압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처럼 경기가 뜨거웠던 지역도 시장이 식고 동시에 변동이자율 조정이란 부담이 가해지면 많은 홈오너들은 파산에 떨어지기 전에 집을 처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게인스는 예상했다.
더욱이 이들 지역에서는 높은 주택가로 인해 변동 모기지 비율도 높아 차압이 대량으로 쏟아질 위험도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차압주택 전문 투자자들도 시장이 식으면서 좋은 거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압 경매에 붙여진 많은 주택들이 한 개 이상의 모기지가 걸려있고 에퀴티는 거의 없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투자할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주택가치 하락은 홈오너의 차압을 피하기 위한 30년 고정모기지로의 재융자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2년 하이브리드 변동으로 재융자했던 아틀랜타의 크리스토퍼 존스(32). 이자율이 조정되면 다시 재융자할 계획으로 변동을 택했다. 당시 다운타운의 그의 집은 10만8,000달러 감정이 나왔다. 지금 월 페이먼트는 올랐고 집을 팔려고 해도 8만4,000달러 이상은 준다는 사람이 없다. 감정가도 8만5천이상이 나오지를 않는다.
감정회사는 존스에게 시장이 식으면서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위로하지만 존스는 다른 방법이 없어 짐을 쌌다. 손실을 받아들여 차압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의 홈바이어들, 특히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변동 모기지의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뜨거웠던 주택 경기가 가라앉는 지금, 무리해서 받았던 변동 모기지 페이먼트가 시한 폭탄이 되고 있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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