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의원인 보우소나루 아들, 워싱턴서 트럼프 정부 관료와 접촉 이어가

14일(현지시간) 가택 연금 상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79) 대통령이 자신과 친한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문제 삼아 브라질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70)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41) 브라질 하원 의원은 14일 워싱턴DC에서 미국 고위 관료와 회동한 후 가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브라질 대법원이 물러서지 않는 한 미국 관세를 낮추기 위한 (양국) 협상은 없다"면서 "브라질 당국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추가 관세를 예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은 미국에 수출하는 브라질산 소고기·커피·신발 등 제품에 50% 관세가 매겨진 것을 "제 부친에 대한 통제 불능의 법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쓴 약"이라고 묘사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강국(미국)과 대립하는 혼란상에서 (브라질) 대법원이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없다"라고도 말했다.
2019∼2022년 재임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9) 대통령에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쿠데타 계획을 짜거나,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해 2023년 1·8 선거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룰라 대통령 암살 계획에 연루됐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9일 룰라 대통령에게 보내는 이른바 '관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혐의 등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면서 50% 관세 부과 이유로 명시한 바 있다.
미 재무부는 별도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건을 담당하는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56) 브라질 연방대법원 대법관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 관료와 접촉하며 지모라이스 대법관 제재 로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을 겨냥, "국민을 배신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 브라질 정치인"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날 로이터에 "관세 문제를 무역 관점에서만 접근한다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제도적 위기를 해결하고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먼저 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그러면서 브릭스(BRICS) 신개발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지우마 호세프(77) 브라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룰라 측근에 대해 미국의 추가 제재가 내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 의원은 또 귀국 대신 "가족과 함께 미국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허가"를 받은 상태라고도 부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라질리아에서 가택연금 상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법원에 변호인을 통해 쿠데타 모의 등 자신의 혐의에 "죄가 없다"는 취지의 최종 변론을 했다고 현지 언론 G1은 보도했다.
'특별재판관할권'(Foro privilegiado)에 따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는 브라질 대법원은 올해 중 이 사건 유무죄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