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두살 지키기’(Twelve and Holding) ★★★★

2006-05-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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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지키기’(Twelve and Holding) ★★★★

아동에서 사춘기로 가는 길목에 접어든 루디(왼쪽부터)와 메일리와 레너드.

10대 초반 남녀 4명의 성장통

아동에서 사춘기로 넘어가는 남녀 네 친구의 성장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감정적 격랑과 성적 자각을 독특한 스타일과 톤으로 그린 드라마이자 코미디다. 감독이 아이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대단한데 그들의 우정과 성장에 관한 얘기이자 괴이한 복수극으로 각본이 튼튼하고 빈틈없다.
교외에 사는 12세난 쌍둥이 제이콥과 루디는 성격이 판이한데 하키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뒤덮은 점을 가리고 다니는 제이콥은 내성적인 반면 루디는 외향성(둘 다 카너 도노반이 나온다). 둘의 친구들은 안경을 낀 조숙한 소녀 메일리(조이 와이젠바움-한국계 같은데 기차게 어른 같은 연기를 한다)와 뚱보 레너드(제시 카마초).
네 친구의 아지트는 동네 숲 속에 있는 나무 집. 어느 날 제이콥과 루디가 여기서 자기들을 괴롭히는 망나니 형제에게 오줌을 쏟아 부은 것이 화근이 돼 큰 비극이 일어난다.
망나니 형제가 나무 집을 파괴해 버린다고 선언하고 퇴각하자 제이콥과 루디와 레너드는 자신들의 아지트를 지키기로 한다. 그러나 최후 순간에 제이콥이 겁이 나 후퇴하고 루디와 레너드가 철야로 집을 지키는데 망나니 형제들이 집에 화염병을 투척, 루디가 죽는다.
이 사건으로 제이콥은 죄의식에 시달리고 제이콥의 부모는 헤어지게 된다. 그런데 제이콥은 소년원에 수감된 방화범 소년에게 증오를 분출하려고 정기적으로 면회를 가는데 이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우정으로 변한다. 그리고 둘은 방화범이 출옥하면 함께 몰이해한 어른들의 세상을 떠나 가출할 것을 다짐한다.
한편 메일리와 레너드는 그들대로 슬픔과 성장과 가족문제를 다루느라 분주한데 이들의 성장통 모습이 진지하면서도 코믹하다. 특히 메일리가 동네서 목재를 채벌하는 청년에게 반해 구애하는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가슴 아프도록 심각하다. 그리고 제이콥과 방화범 소년이 가출을 하면서 해괴한 살인이 일어난다. ‘무서운 아이들’의 이야기다. 어른들은 조연이고 주연인 아이들의 연기가 보통 수준을 훨씬 넘는다. 마이클 쿠에스타 감독. R. IFC. 선셋 5(323-848-3500), 모니카(310-248-MANN #019),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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