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짓말 줄이기

2006-04-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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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신에게 ‘당신은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흠칫 놀라며 무슨 질문을 그렇게 험하게 하는가 하며 모욕을 느낄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대체로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심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면 다시 물어보자. 당신은 진실한 사람인가? 자신이 진실한 사람인가를 평가해보기 위해서는 나의 삶에서 어떠한 것들이 거짓된 것인지를 짚어보아야 한다. 진실하지 않고 자신과 남에게 거짓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삶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일상 중에 자신과 남에게 진실하지 못한 거짓말을 얼마나 하는가? 거짓말은 그 형태와 사이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조심스런 관찰이 필요하다. 우리도 인식하지 못한 채 진실하지 않은 거짓말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 대해 과장하는 것은 말의 재미를 위한 순진한 동기도 있지만 늘 말에 과장이 많은 사람은 진실해 보이지 않는다. 어떤 때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사건을 사실보다 왜소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에 짜 맞추기 위해 사실의 순서를 바꾸거나 중간에 있었던 사건은 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행동에 대한 이유나 변명을 설명함으로 사건을 모호하게 표현하며 ‘자기정당화’를 위해 사실과 거짓을 적당히 짜깁기하여 말한다. 또 어떤 때는 아예 사실을 전면 부인하기도 한다.
소위 ‘하얀 거짓말’은 생활의 필수품으로 인간관계의 필요조건으로 간주되며 자연스럽게 행해진다. 또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실제와는 다른 자신과 자신의 재능을 ‘조명받게’(in the best light) 설정하여 보여준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사는지 알게된다.
진실한 사람이란 이러한 거짓말들을 덜하는 사람이다. 진실한 사람은 허풍과 과장이 없고, 짐짓 체하거나 구차한 변명을 많이 늘어놓으며 자기 방어에 급급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진실한 사람을 좋아한다. 진실한 사람과 있으면 무엇인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지며 삶을 떠받쳐주는 믿음직한 힘을 받게되기 때문이다.
한편, 위와 같은 여러 형태의 거짓말이 습관이 된 사람은 몸에 잘 맞는 옷처럼 불편을 못 느끼지만 그 삶에는 생명성 있는 에너지가 없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는 신뢰감 없는 허례만 남아 물에 기름 뜨듯이 겉돌며 긴장감과 경계심만 팽배해지기에 사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우리 모두 더 진실한 사람이 되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다. 여러 형태의 거짓말을 하는 자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거짓말의 횟수와 사이즈를 줄여가도록 하자. 자신과 다른 이에게 진실할수록 우리의 삶은 그렇게 힘들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이 신뢰해주는 거짓 아닌 참삶의 행복을 경험하게될 것이다.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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