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5일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제비축제

2006-03-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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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제비축제

이번 주말 제비 축제가 열리는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다운타운.

25일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제비축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 넓은 정원은 오색의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제비 보고 축제 보다 봄볕 든 가슴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다운타운에서 이번 주말(25일) 유명한 제비 축제가 열린다 캘리포니아의 유명 사적지인 샌후안 카피스트라노 미션(San Juan Capistrano Mission)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곳이다. 미션은 프랜시스교단 신부들이 캘리포니아에 개척한 21개 선교 근거지 중 7번째로 세워졌다.
남가주의 산천 경계 좋은 곳을 다 놔두고 제비들이 굳이 카피스트라노의 미션을 찾는 이유는 무얼까. 여기에 따른 사연이 재미있다. 청소를 귀찮아하던 한 여관 주인이 처마 밑에 집을 지으려는 제비를 막대기로 쫓아낸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신부는 작고 불쌍한 새들을 미션으로 초대했다.
그 후 제비들은 성 요셉 축일인 3월19일을 전후해 매년 어김없이 카피스트라노를 찾아와 미션의 처마 밑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이 같은 전설에서 비롯된 제비축제는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들을 이 조그만 오렌지카운티 도시에 몰려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처럼 신부님과 제비에 얽힌 우화는 선을 베풀면 그에 대한 보상이 돌아온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매년 2월 중순 아르헨티나의 고야(Goya) 지방을 떠난 제비들은 그 작은 날개를 퍼덕여 7,500마일의 거리를 한 달만에 날아온다. 카피스트라노에서 여름 지낸 제비들은 10월 중순 고야 지방으로 다시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후니페로 세라 신부가 1776년에 설립한 미션은 주변의 인디언 원주민과 멕시코인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의 근거지 역할을 담당했다. 1812년 대지진으로 인해 본당과 부속 건물들이 대파되고 미사에 참석했던 40여명이 인디언 신자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다.
지금도 이 곳에 가면 당시의 웅장했던 성당 건물과 종탑, 부속 조형물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돌벽, 분수대, 종탑 등을 볼 수 있다.
또 따로 마련된 유물 전시장에 전시된 농기구, 생활 요구, 의복, 무기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도 있다. 넓은 정원은 오색의 꽃들로 장식돼 있고 중앙에는 분수가 물을 뿜어낸다. 연못에는 잉어가 헤엄을 치고 수련과 아이리스가 곱게 피어 있다. 미션의 입장료는 성인 6달러, 노인 5달러, 어린이 4달러.
제비 축제는 올해로 48주년을 맞는다.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다운타운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벌은 아침에 미션의 종이 우렁차게 울리면서 시작되는데 종소리와 함께 제비들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장관을 이룬다.
페스티벌에서는 토산품과 그림 전시회가 열리며 애나하임 발레단의 ‘돌아온 제비’라는 공연도 열린다. 마리아치 등 각종 밴드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어린이들이 고유복장으로 무용을 선사한다. 행사를 구경하면서 다운타운에 모여있는 30여개의 역사적 건물들을 워킹투어로 감상할 수 있는데 거리 곳곳에 지도가 그려진 안내문들이 준비되어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가 다운타운에서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미 전국에서 자동차가 등장하지 않는 최대 규모의 퍼레이드를 위해 오전 10시면 길거리가 차단되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에서는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망아지 타기가 있고 문화 행사가 수시로 열리는 시립 도서관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사적지인 로스 리오스(Los Rios)는 빼놓지 말아야 할 관광코스다. 인근 대너포인트, 샌클라멘티 등 해변 도시들이 모여 있어 덤으로 오는 길에 바닷바람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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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축제 퍼레이드는 미 전국에서 자동차가 등장하지 않는 퍼레이드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가는 길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샌디에고 방향으로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엘시노 호수로 빠지는 74번 오르테가(Ortega) 하이웨이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내려 안내표지를 따라 가면 된다.
문의: (949)493-1976, swallowsparade.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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