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가이드 ‘레이크 애로헤드 산딸나무’

2006-03-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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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가이드 ‘레이크 애로헤드 산딸나무’

샌개브리엘 산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그우드.

십자가 전설담은 8피트도 안되는 관목

LA에서 약 90마일 동쪽으로 가면 샌버나디노 마운틴 산중에 레이크 애로헤드라는 호수가 있다. 이 호수가 있는 마을 이름도 레이크 애로헤드다. 이 지역은 산수가 아름다워서 남가주의 알프스라고도 불린다. 지금은 관광산업이 주된 산업이 되었지만 원래 원시림 나무들이 산마다 빽빽이 우거져 있어서 원목을 채취하느라고 처음에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1800년대 중국인 노동자들이 땀방울로 닦아 놓은 원목 채취의 간선도로가 오늘날 잘 포장되어 관광도로가 된 셈이다. 이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나무로는 소나무, 삼나무(Cedar), 산딸나무(Dogwood Tree)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4월 봄에 올라가면 목련처럼 하얀 꽃을 피우면서 다른 키 큰 나무들에 섞여서 살고있는 산딸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나무에 얽힌 전설을 안다면 더욱 더 인상적일 것이다. 산딸나무에 얽힌 전설은 이렇다. 옛날 중동지방에는 재목으로 쓸만한 큰 나무들이 없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키도 크고 굵으며 재질이 단단한 재목감은 산딸나무 밖에 없었다. 로마인들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통치할 때 통상 처형하는 방법이 십자가에 못을 박아 죽이는 것이었는데 이 때도 늘 산딸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었다.
특히 예수를 처형할 때는 그 마을에서 제일 크고 제일 무겁고 제일 좋은 산딸나무를 베어다가 제일 큰 십자가를 만들어서 처형을 했다.
예수의 고통에 마음 아파하는 나무에게 예수가 조용하게 타일렀다. “산딸나무야 다시는 십자가를 만들 수 있게 큰 나무로 자라지 말아라.” 가늘고 구부정하고 잔가지들이 뒤엉킨 관목으로 자라거라.
꽃은 위아래로 큰 꽃잎 두 개와 양옆으로 작은 꽃잎 두 개가 붙은 십자가 형상으로 필 것이고 꽃잎 끝 부분에는 피묻은 색깔로 못 자국을 표시할 것이며 꽃 가운데는 가시나무 왕관을 표시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나를 기억하게 하리라 하셨다.
그 이후로 산딸나무는 보통나무들처럼 높게 자라지 못하고 항상 8피트도 안 되는 관목으로만 자라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꽃의 모양도 영락없이 십자가다. 꽃잎 끝 부분에 박혀 있는 점박이며 면류관을 닮은 꽃술이 어쩌면 그렇게 전설의 이야기를 닮았는지 놀라울 뿐이다.


레이크 애로헤드 가는길


LA서 가려면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 방향으로 가다가 샌버나디노 근방에서 215번 북쪽 방향으로 갈아탄다. 오른쪽 차선, 하이웨이 30(마운튼 리조트)에 있다가 세번째 출구인 워터맨(Waterman)에서 나와서 좌회전해서 북쪽 방향으로 간다. 워터맨이 산기슭에서 끊어지고 자동적으로 18번 하이웨이가 되는데 계속해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20마일쯤 가서 하이웨이 173과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레이크 애로헤드 사인을 따라 왼쪽으로 들어가면 2마일쯤 더가서 호수가 나온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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