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품판매원의 애환

2006-03-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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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판매원의 애환

▼ 줄리 장씨가 근무하는 베벌리센터내 맥스 앤 코 매장. 올 봄 신상품 정리로 직원들이 분주하다.

“고객 사이즈 틀리면 날벼락”


새옷 오면 공부하고 직접 코디
실전 교육은 “소리없는 전쟁”


이브씨와 줄리씨 모두 명품 세일즈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가의 물건을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다 보니 합리적이고 교양 있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어서 물건을 판매하거나 판매 후에도 큰 마찰이 없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그런 상류계층을 대하다 보니 브랜드 자체 교육이 엄격해 매장 여직원들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눈물 바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브씨는 “피팅 룸에 들어간 고객에게 옷을 권해준다고 가져간 옷이 만약 고객의 사이즈에 맞지 않는다면 그날은 매니저에게 호되게 야단맞는 날”이라며 “매장 안으로 들어선 고객들의 옷 사이즈를 정확하게 캐치해내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고 귀띔한다.
또 이미 입고 있는 옷이나 얼굴 색상, 사이즈 등을 토대로 고객에게 어떤 옷이 어울릴까를 한순간에 파악하고 그 고객에게 맞는 옷을 골라주는 것도 ‘중요 기술’중 하나.
줄리씨는 “만약 고객에게 어떤 옷을 권해줬는데 고객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당연히 두번째 옷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되는 것이 고객심리”라며 “따라서 매 시즌, 매달 새로 들어오는 옷에 대해 공부하고 코디하는 것이 세일즈맨의 가장 큰 업무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따라서 이들은 매장 내 있는 옷들은 물론 가방, 스카프에서 작은 액세서리 하나 하나까지 모든 목록을 꿰차고 있어야 함은 물론, 어디에 무얼 코디 해야 빛을 발하는지도 컴퓨터처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판매원들끼리 직접 입어보고 평가도 하는 등 실전 세일즈 교육이 소리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일주일 단위로 매장단위, 지역단위로 나오는 판매 실적 역시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임은 두말 할 필요조차 없다.
줄리씨는 “명품 의류 세일즈맨은 안정적인 수입과 베니핏이 좋은 반면 일반 스토어 판매원과는 다른 혹독한 트레이닝과 책임이 따른다”며 “그러나 한인여성들이 똑똑하고 부지런해 갈수록 명품 세일즈 우먼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글 이주현·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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