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라꽃 장관… ‘세계 7대 원예 원더’ 12일 시에라마드레 등꽃축제

2006-03-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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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꽃 장관… ‘세계 7대 원예 원더’ 12일 시에라마드레 등꽃축제

이번 주말 세계에서 가장 큰 등나무를 테마로 하는 축제가 열리는 시에라마드레.

보라꽃 장관… ‘세계 7대 원예 원더’ 12일 시에라마드레 등꽃축제

등꽃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주최측이 준비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패사디나 인근 샌개브리엘 마운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시에라마드레(Sierra Madre)는 이 곳에 오래 전부터 거주하던 주민들로 이루어진 도심 속의 시골 같은 타운이다. 이 한가로운 마을이 매년 3월이면 1여만명의 인파로 북적거리는데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등나무를 테마로 하는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넝쿨을 타고 올라가 그늘을 드리우며 포도송이처럼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보랏빛 등나무 꽃만큼 고운 꽃도 흔치 않다. 지난 1894년 지역 주민이었던 브러그먼 부부가 75센트에 로컬 식목원에서 구입해 심은 등나무가 112년이 지나면서 지금은 무게 250톤에 2.5에이커의 필드를 커버하는 거목으로 성장했다. 기네스북에서 올라 있는 등나무는 세코야 국립공원의 레드우드, 인도의 타지마할 가든, 일본 요코하마의 바위 정원, 영국의 버킹검 궁전 가든 등과 함께 ‘세계 7대 원예 원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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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서는 거리의 예술가와 밴드들이 라이브 공연을 마련한다.

수령 112년, 꽃송이 150만여개
무게 250톤, 2.5에이커 덮는 거목
예술작품·정원용품도 전시 판매


등나무는 매일 24인치씩 자라나고 있는데 땅과 연결된 가지만도 500개가 넘으며 지난 1931년에는 당시 주택의 지붕으로 올라가 그 무게로 집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현재 집은 나무에서 200피트가 떨어진 곳에 다시 지어졌다. 등나무는 그 큰 키를 주체하지 못해 나무 정자 위를 뒤덮고 그로 인해 방문객들이 쉬어갈 만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매년 이맘때는 등나무에 무려 150만송이의 라벤더 꽃이 피어난다. 20세기초에는 이 꽃의 장관을 보기 위해 하루에 무려 1만2,000명이 이 집을 방문했다고 한다. 1930년에는 6주간 등꽃 이벤트가 벌어져 10만명 이상이 각지에서 이 등꽃을 보러 몰려들기도 했다. 소방차들은 엄청난 인파로 인해 발생할 비상사태에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940년대와 1960대 2차례에 걸쳐 드라이아이스 팩, 3피트의 피하주사용 주사기, 비타민 B, 호르몬 주사 등, 이 등꽃 줄기들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시정부는 10만달러 이상의 경비를 투자했다.
오랜 세월을 지나며 시에라마드레의 등꽃은 여러 별명을 갖게 됐다. 영광의 콩, 재크의 콩 나무, 샌개브리엘의 여왕, 라벤더 레이디, 시에라마드레의 보석, 시에라마드레의 괴물 등 저마다의 별명에는 주민들의 기지와 유머가 엿보인다.
등꽃의 일반 공개와 함께 이번 주 일요일 시에라마드레 다운타운에서 등꽃 축제가 무료로 열린다. 축제는 셔틀버스 출발지점을 기점으로 열리기 때문에 등꽃을 구경하고 축제에 참가하면 좋은 주말나들이를 만들 수 있다. 축제는 등꽃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과 정원용품 페어로 200명의 예술가와 크리에이티브 아트 그룹(Creative Arts Group) 학생들이 정성껏 제작한 예술 작품을 전시, 판매한다.
이 주변의 레스토랑들은 야외 패티오에서의 식사를 준비하며 거리의 예술가와 밴드들은 메모리얼팍에서 라이브 공연을 마련한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부스도 들어서는 축제 현장에는 클래식 카 전시도 있게 된다.
꼭 등꽃 관람을 하지 않더라도 마을 축제 참여만으로도 충분히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외 시에라마드레의 역사적 유적지인 레즐리 트레일 인(Lizzie’s Trail Inn), 왈도 워즈(E. Waldo Wards), 리처슨 하우스(Richardson House), 월른 조각 정원(Whalen Sculpture Garden)도 둘러보도록 하자.


■Tips

▲시간
등꽃 관람은 12일(일) 오전 9시~오후 4시. 예술 작품과 정원 소품 페어 등꽃 축제는 같은 날 오전 9시~오후 5시.

▲장소
210번 Foothill 프리웨이(210번 E.)를 타고 가다가 Santa Anita 출구에서 내려 좌회전, Sierra Madre Blvd.에서 다시 한번 좌회전해 끝까지 가다 보면 축제 행사장이 나온다. 주차는 스트릿 파킹. 등꽃이 피어 있는 곳은 개인 주택으로 주소도 알려져 있지 않고 주변에 주차장도 없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시에라마드레 다운타운에서 등나무 집까지는 도보로 약 1마일 정도.

▲티켓
등꽃 관람을 하고자 하는데 행사 당일까지 예약을 못했다면 축제 현장에서 시에라마드레 상공회의소 부스를 찾아가 티켓을 구입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티켓이 매진될 가능성도 있다. 티켓 가격은 7달러. 5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주소
시에라마드레 상공회의소 78 W Sierra Madre Blvd. Sierra Madre, CA 91024.

▲문의 및 예약 : (626)306-1150
www.sierramadrechamber.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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