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

2006-02-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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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양도소득세법이 통과된 1997년5월 이후로 주택 시장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하여 9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어쩌면 한인들이 좋아하는 ‘10년주기의 사이클’에 거의 맞아떨어지는 셈이 되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10년 주기의 사이클을 얘기했다가는 단번에 무슨 말인가하고 의아해 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그것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에 친숙한 한국인의 습성에서 그렇게 나온 말일 뿐 사실상 부동산 시장에서의 상승 하락의 사이클은 4~5년 일 수도, 또는 7~8년 혹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그 이상이나 이하가 될 수 있다.
사실 1997년 이후 작년 중반기까지 활발하게 전개된 부동산 시장에서도 3~4차례의 심각한 하락 위기가 있기도 했지만 경제전문 기관과 전문가들의 말들을 믿기조차 힘들 정도로 번번이 그 위기들을 잘도 넘겨오면서 상승에 상승을 거듭하여 왔다. 마치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이야기에 식상한 것처럼 오직 상황 속에만 몰입되고 이끌려져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다.
그런 지금, 도저히 세상 바뀔줄 모르고 날개를 달았던 부동산 시장이 작년 여름부터는 날개를 펴질 못하고, 또 지금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부동산 매매가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힘들게 퍼득대고만 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이제야말로 본격적으로 날개를 접는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구나 이런 상황 속에서 이자율 상승과 높은 오일가격, 그리고 현재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이 오는 2008년까지 공장 및 서비스센터 12곳을 폐쇄하고 직원 3만명을 감원키로 한 것과, 세계 2위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가 오는 2012년까지 14개 공장을 폐쇄하고 최대 3만명의 인력감축 계획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데다 5위 그룹인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앞으로 3년 동안 관리직 직원 6,000명을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들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주택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충분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미국 경제의 여전한 호황과 주택수요자 및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 부족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큰 하락폭은 예상하기 힘들다는 것과 모기지론 이자율이 여전히 낮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부정적인 측면을 크게 반감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참고로 지난 8년간의 부동산 시장 상승하락의 각 속내를 들여다보면 ▲98년 1월~2003년 3월: 완만하고 꾸준한 주택가격 상승, 한때 두 차례의 불경기를 겪기도 함 ▲2003년 3월~2004년 4월: 캘리포니아 인구 폭발적 증가, 이 기간 주택가격 대폭상승 이루어짐 ▲2004년 6월부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경기 일시적 멈춤, 이자율 상승 압박으로 부담감 주기 시작, 경기호황인 반면 오일가 폭등으로 물가상승 ▲2004년 12월: 예상밖의 대통령선거 결과 ‘부시’ 재선출로 다시 주택가 상승 시작 ▲2005년 1월~6월: 6개월간에 주택가 10~15% 재상승 ▲2005년 7월이후~현재까지 정체상태로 흐르고 있다.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계속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세계의 정치경제 동향과 새로 출범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금리정책, 그리고 증권가와 유가 흐름 및 미 인구증가와 이동 상황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케니 김

(909)641-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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