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으로 웃고 울린 흥타령
2006-02-10 (금) 12:00:00
웃음과 눈물의 1시간40분이었다. 9일 오후 5시와 8시 두 차례 애난데일 NOVA 문화센터 무대에 올려진 연극 ‘품바’는 역시 명성 그대로였다.
무대에 오른 품바 김기창과 고수 김태형 두 사내는 관객을 얼르고 웃기며 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정말 오랜만에 박수치며 마음껏 웃고 또 때로는 ‘거지대장 천장근’을 통해 표현되는 민족 또는 인간적인 아픔에 대해 눈시울을 적셨다.
김기창 품바는 때로는 불쌍하게 또 때론 촐랑거리며 관객들을 자유자재로 밀고 당겼다. 김태형 고수는 자리를 지켰지만 극의 순간순간을 이어주고, 무대와 객석을 연결하는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 부인, 두 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센터빌 거주 한장섭(43)씨는 “연극을 시작하면서 관객에게 장타령을 가르쳐주고 부르게 한 뒤 ‘너희들도 이제 거렁뱅이가 된 거여’라고 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빼꼽을 잡았다”면서 “일본 순사에게 주인공 천장근이 얻어맞고 고초를 당하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객석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지만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 그리고 외국인도 더러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한국의 신명을 맛보는 장년층은 이낌없이 손뼉을 쳤다.
<최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