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각설이 타령으로 한과 흥 푼다

2006-02-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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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품바’9일 워싱턴공연

“이눔들아! 사람이란 누구나 서로 얻어묵으며 사는 법이여. 거렁뱅이들이 있응께 느그 눔들이 우쭐대고, 모지런 눔들이 있응께 느그들이 웃을 여유도 있어야. 이것만은 느그들에게 적선하는 것이야. 이눔들아!”
9일 오후 5, 8시 두 차례 애난데일 커뮤니티칼리지 문화센터에 올려질 연극 ‘품바’의 대사 중 한 구절이다.
사회 최하층으로서 일제시대와 자유당 정권이라는 민족사의 질곡기를 살아낸 거지들의 장타령과 각설이타령을 통해 한민족의 맺힌 가슴에 시원한 구멍을 뚫어준 ‘품바’의 공연팀이 7일 애난데일에 도착했다.
이번 워싱턴 공연진은 ‘품바’의 역대 출연진 중에서도 ‘알짜’다. 92년 이래 지금까지 1천회 이상 ‘품바’를 공연해온 ‘7대 품바’ 김기창씨는 현재 15대까지 내려온 역대 품바 중 ‘3강’의 하나로 꼽힌다.
또한 2대 고수 김태평씨는 그간 3천회 이상 품바를 공연했다.
필라델피아와 뉴저지 공연을 마친 이들은 워싱턴 공연을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발길을 돌릴 예정이다.
뉴저지 공연에 열광한 팬들의 환호로 뉴욕 한인타운에서 한바탕 앵콜 공연을 13·14을 또한번 펼치기 위해서다.
김기창 품바는 이번 미주 공연에 대해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되셔서 그런지 특히 40대 이상의 관객 분들, 그리고 어린이, 외국인까지 열정적으로 무대에 호응해 주셔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인공인 거지대장 천장근은 물론 일본순사, 마을 주민 등 1인 14역을 소화해낸다.
연극에 나오는 20여개의 각설이·장타령은 모두 실제 거지들의 타령을 바탕으로 일부 각색과 편곡이 추가됐다.
연극 ‘품바’의 출생지는 전북 무안군 일로마을이다. 일로마을 인근 ‘천사(거지)촌’의 각설이 타령을 어렸을 때부터 들으며 자란 고 김시라 작가·연출가는 군사독재 정권으로 한국이 신음하던 81년 한을 신명으로 승화시키는 ‘품바’를 발표했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한과 흥을 풀어내는 ‘품바’를 같은 일로마을 출신인 김태형 고수와 전남 곡성 출신의 김기창씨가 풀어내니 이번 공연은 진짜배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의 (703)941-8001.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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