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2006-01-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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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교인, 정직한 교회

로스앤젤레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창립후 10여년을 오늘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정직하고, 검소하게 나누며 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신앙을 생활에서 실천하는 운동을 펴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직운동을 으뜸으로 삼아왔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온 국민이 몹시 허탈해하는 모습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평화방송기자와의 대담 중에 두번이나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이젠 한국사람이 세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게 되었다고 한탄하셨다고 합니다.
한 연구기관이 초등학교 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70% 이상이 한국에서는 정직해서는 살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한 손봉호 교수의 어느 글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법원 위증에 관한 재판기록을 조사하였더니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10배 가까이 높더란 것입니다. 2차 대전 패전 후 일본이 오늘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일본인들의 정직과 신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는 약 200만의 한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꿈을 가지고 환경에 잘 적응하며 열심히 일한 결과 한인사회는 단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냉정히 그 내부를 살펴보면 많은 부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인사회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LA 코리아타운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각종 범죄행위와 사기사건 등을 볼 때 위기감과 함께 불안한 심정이 되곤 합니다. 이 모든 부당 행위의 원인이 우리가 정직하지 못한데 있는 것입니다.
칼스테이트대학 유의영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 살고있는 한인들의 연간소득은 아시아권에서는 하위에 속해있고, 결코 그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월남사람들보다도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
현재 미국에는 3,527개 한인교회가 있고(크리스천 투데이 2005년말 현재 조사) 짐작해서 한인의 과반수가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면 미주한인사회는 교회중심의 커뮤니티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교회에서 영주권이 불법으로 만들어지고, 기업주가 노동자의 노임을 깎아 먹고라도 헌금을 많이내면 장로직을 주는 풍토라면 우리 교회는 잘못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도 목사님도 낼 세금은 정직하게 내야하며 교인들도 미국시민으로서의 법과 질서를 잘 지키고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이 나라에서 정직한 납세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 주류 언론이 한인 커뮤니티를 주시하고 있고 IRS가 한인 납세자와 교회마저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먼저 이 땅에서 시민의 의무를 성실히 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하며 교회들도 선교도 중요하지만 먼저 교회가 정직해지고 그래서 사랑으로 이웃과 사회를 섬길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국과 그 속의 한인사회가 정직해지고 밝아질 것입니다.
2006년 새해가 우리의 일터에서 교회에서 한인사회 전체에서 정직운동이 새롭게 일어나는 해가 되기를 염원해봅니다.


유 용 석
(LA 기윤실 공동대표)
(213)38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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