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 아침에

2006-01-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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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년 새 아침을 맞았다.
부동산업에 뛰어 들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온지 벌써 횟수로 9년째 접어들었다.
매년 차분한 마음으로 새 해를 맞이하곤 했지만 올 해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느껴진다.
왜 이런 느낌을 갖게 되는 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앞으로 두 주 후면 그동안 정들었던 가든그로브 사무실을 떠나야한다는 것이다. 풀러튼 신사옥 공사가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그 곳으로 책상과 컴퓨터를 옮겨야 한다. 에이전트가 된 날로부터 단 하루의 자리이동 없이 묵묵히 지켜온 생업의 터전이었다. 매년 그래왔지만 지난 12월 31일 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늦게까지 남아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할 때, 그리고 새 해 첫 날 밤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다시 사무실을 찾아왔을 때 느꼈던 감회는 정말 예년과 크게 달랐다.
신문사의 오렌지카운티 지국 기자 시절에서부터 무려 17년의 세월을 보낸 가든그로브 연고와 특권을 일단 접어야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회사에서의 나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하는 걱정에서 나오는 긴장감이다. 베스트부동산의 제 2창업이 되는 풀러튼 신사옥에는 가든그로브 본사를 비롯해 풀러튼과 부에나팍 오피스 소속 100명이 넘는 동료 에이전트들이 한 브로커, 한 지붕 밑에서 한 가지 목표를 갖고 활동하게 된다. 나는 이들 모두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한 손님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된 셈이다.
일반 회사 같으면 잘하든 못하든 근속연수로 최고참(?) 대우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회사라는 특수성은 선배가 선배답지 못할 때 쏟아지는 비난이 엄청나다. 선배가 후배들을 가르쳐주고 이끌어주고 서로의 부동산 딜과 관련한 이익이 상충될 때 선배일수록 많은 양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지금껏 배워 왔고 그렇게 스스로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마지막으로 올 해는 부동산 에이전트 외에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 인생과 직업의 도약기를 삼으려는 데서 오는 긴장감이다. 물론 올 한 해도 손님에게 집을 사주고 파는 일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한 부동산 건설과 개발업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일 아침 우리 회사 시무식에서 떡국을 먹으며 한 살 나이를 더 한만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과 손님에 대한 프로 서비스 정신을 다시한번 새겨본다.

하워드 한
<콜드 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714)726-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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