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투우사’★★★★

2005-12-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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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사’★★★★

호텔바에서 줄리안(왼쪽)과 대니가 농담을 하면서 밤을 죽이고 있다.

(The Matador)

액션과 멜로 범벅… 블랙 코미디

나이 탓으로 제임스 본드 역에서 퇴출 당한 피어스 브로스난이 본드 아니면 할 역이 없다드냐는 식으로 야단스럽고 뻔뻔한 연기를 기차게 하는 블랙 코미디이자 버디 무비다. 황당무계한 내용이지만 활기찬 영화로 액션과 긴장감 그리고 웃음과 감상성을 고루 지닌 재미진진한 오락작품이다.
영화의 무드나 톤이 종잡을 수 없이 수시로 변하면서 사람을 얼떨하게 만든다. 사이코 드라마인가 하면 가슴 훈훈하고 센티멘털한 멜로물이요 또 살인이 있는 심각한 코미디이다. 특히 체면 다 버리고 자기를 희롱하는 듯한 브로스난의 웃다가 갑자기 킬러로 변신하는 변화무쌍한 연기가 일품.
아들을 스쿨버스 사고로 잃고 하는 일도 계속 안돼 절망감에 빠진 덴버의 사업가 대니(그렉 키니어)가 큰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멕시코시티에 온다. 이 일만 잘되면 그의 운은 역전하게 된다. 대니는 밤늦게 호텔 바에서 칵테일을 혼자 마시다 옆에 앉은 황금 팔찌에 야한 옷을 입은 콧수염난 국제적 킬러 줄리안(브로스난)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 만남은 줄리안의 적당치 못한 농담으로 깨어진다.
그런데 이튿날 줄리안이 대니의 방에 나타나 사죄한다며 투우 경기장에 초청한다(제목의 투우사는 킬러인 줄리안을 뜻한다). 경기 후 대니는 줄리안에게 직업을 묻는다. 대답을 들은 대니는 대경실색하면서도 이 특이한 직업에 매력을 갖게 된다. 한편 대니는 줄리안에게 자기가 꼭 성사시켜야 할 계약에 관해 넋두리를 한다. 말을 들은 줄리안이 대니에게 “내가 도와주랴”하고 제의한다.
이로부터 6개월 후. 크리스마스 때 한 밤중에 눈 덮인 대니의 집에 줄리안이 나타난다. 오랜 킬러 생활에 탈진한 줄리안이 임무를 두 차례나 실수하자 자신의 고용주로부터 이번엔 자기가 제거표적이 된 것. 줄리안은 자기가 살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해야 하는데 대니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줄리안이 하는 말이 “너는 내게 갚을 빚이 있어”. 키니어와 그의 아내 역의 호프 데이비스의 연기도 착실하다. R. 리처드 셰파드 감독. Weinstein Co. 아크라이트 , 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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