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세계’★★★★(5개 만점)

2005-12-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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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5개 만점)

포카혼타스가 스미스 위로 몸을 던져 그의 목숨을 살려내고 있다.

(The New World)

처녀지 미대륙에 영국 탐험선이 오자…

선장과 추장딸 원시적 사랑·이별 통해
파괴 되어rk는 순수 자연의 모습 그려

32년 전 ‘배드랜즈’(Badlands)로 데뷔한 과작 감독 데렌스 맬릭의 네번째 영화로 이야기가 고른 드라마라기보다 하나의 자연화요 소리들의 소묘와도 같은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화면 위에 투사되는 400년 전 미대륙의 나무와 풀과 숲, 하늘과 강의 자연 속에 내가 파묻히면서 바람과 나뭇잎들의 두런대는 소리에 귀기울이게 된다. 이 순수자연의 모습과 그것의 소리가 매우 감각적이다.
17세기 초 미대륙에 도착한 영국인 스미스 선장과 아메리칸 원주민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의 사랑은 디즈니의 만화영화와 페기 리의 ‘피버’(Fever)라는 노래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내용. 스미스와 포카혼타스의 만남은 역사적 사실이나 로맨스는 허구이다. 이 영화는 이런 사실을 혼합해 만든 처녀지 미대륙의 순수의 겁탈과 문명과 자연을 대표하는 두 남녀의 에덴동산적 사랑과 이별을 시를 쓰듯 사색하듯 또 풍경화를 그리듯 묘사했다.
맬릭은 원래 자연풍경을 드라마의 후광으로 묘사하는데 뛰어나고 얘기를 매우 생략적으로 진행하는 감독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그의 철학적 시적 영상 현시는 심오하고 아름다우나 이야기가 초점이 없다는 사실.
1607년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에 캡튼 스미스(콜린 파렐) 등 영국 탐험대 일행을 태운 선박이 도착한다. 스미스는 정찰대를 조직해 내륙으로 들어가다 파우하탄 원주민들에게 체포된다. 스미스가 살해당하기 직전 이를 자기 몸으로 막는 것이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코리아나 킬처-소녀의 순진과 성숙한 여자의 육감성을 지닌 페루계인 킬처의 모습과 연기가 뛰어나다).
포카혼타스와 스미스는 자연 속에서 원시적 사랑에 아이들처럼 희열하나 스미스는 포트 제임스로 되돌려 보내진다. 한편 제임스 일행이 귀국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추장은 포트 제임스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포카혼타스가 이 계획을 스미스에게 알려주면서 포카혼타스는 아버지로부터 쫓겨나 영국인들의 의해 유럽 여자로 가꿔진다. 또 다른 탐험을 위해 미국을 떠난 스미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포카혼타스는 자기를 사랑하는 담배농장 주인 존(크리스천 베일)과 결혼해 남편과 함께 영국으로 간다.
주인공 스미스의 역이 매우 빈약하게 취급돼 그와 연결이 되질 않는다.
대사를 극히 절제했는데 이런 모든 것이 추상적 역사소설 보는 느낌을 준다. 바그너의 오페라 ‘라인골트’의 첫 부분에 나오는 금관악기의 둔중하고 느린 멜로디가 효과적으로 쓰여졌다.
PG-13. New Line. 아크라이트 (323)464-4226, 센추리 15 (310)289-4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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