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소박함을 가꾸는 지혜’

2005-1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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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마음은 지혜로운 마음이다. 소박한 마음은 단순한 마음이다. 담백한 마음이다. 소박한 마음은 서민의 마음이다. 농민의 마음이다. 어민의 마음이다. 한 마리 양을 생명처럼 사랑하는 목자의 마음이다. 눈물과 피와 땀으로 삶을 일구어가는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 내면에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 다만 그 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이다. 소박한 마음이 얼마나 고운 마음이요, 복된 마음인가를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꾸어야 할 마음은 소박한 마음이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마음은 소박한 마음이다. 소박한 마음은 겸손에서 나온다. 우리 인격은 성공 후에 어떤 태도로 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인격이란 성공한 후에도 소박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소박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 이유는 자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작은 일에 감격할 줄 알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일상적인 삶속에서 행복을 만끽할 줄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 소박한 마음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지금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소박한 사람은 일상적인 삶을 소중히 여긴다. 손수 옷을 빨아 입고 다림질을 할 때 우리 마음속에 소박한 사랑이 깃드는 것을 경험한다. 메릴 스트립은 “우리가 손수 다림질을 한다면 살아가면서 거만을 떠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는 손수 빨래를 하고, 다림질을 하면서 우리 자신이 한계를 가진 유한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된다.
소박한 사람은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고독은 우리로 하여금 소박한 마음을 갖도록 도와준다. 헨리 소로우는 “나는 고독보다 좋은 길동무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독은 우리의 마음을 쓸쓸하게 하지만 또한 우리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준다. 고독은 우리의 영혼의 창을 맑게 해 준다.
고독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게 된다. 고독할 때 우리는 사소한 것들을 귀히 여기게 된다. 작은 꽃 한 송이를 관찰하게 되고, 작은 이슬에 눈길을 주게 된다. 야생초에서 하나님의 솜씨를 보게 된다. 작은 들꽃 속에서 우주를 보고, 작은 이슬방울에서 영원을 보게 된다. 조지아 오키프는 “당신이 쥐고 있는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우주가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없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실 때 소박한 구유에서 태어나셨다. 소박한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목수의 집에서 성장하셨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을 만나면 소박함을 느낀다. 성탄이 다가온다.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이 분주하기보다는 소박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소박하신 예수님은 소박한 마음에 깃드시기 때문이다.


강 준 민 목사
(동양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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