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리아나’★★★★(5개 만점)

2005-1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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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나’★★★★(5개 만점)

베이루트에 도착한 밥을 헤즈볼라 대원들이 몸수색하고 있다.

(Syriana)
전 CIA요원의 글 원작

석유이권 둘러싼 미국의 중동개입 폭로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 중 하나는 석유다. 중동 주재 CIA 요원의 글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석유 이권을 둘러싼 미국의 중동 개입의 속옷을 벗긴 대단히 시의에 맞는 드라마다.
‘트래픽’으로 오스카 각본상을 받은 스티븐 개갠이 각본을 쓰고 감독했는데 복잡한 내용을 생략적으로 간단하면서도 차분하게 탐색하고 폭로하는 식으로 묘사했다. 일종의 정치와 권력을 둘러싼 서스펜스 스릴러로 힘있고 긴장감 가득하다. 중후하고 극적이며 흡인력 센 작품인데 매우 복잡한 내용을 너무 설명 없이 서술해 상당히 혼란스러운 것이 흠이다. 끝에 가서 모든 것이 연결 지어지지만.
석유, 미사일, 테러, 권력과 돈 그리고 정치적 음모와 배신과 CIA가 난마처럼 얽힌 드라마는 4개의 주요 플롯으로 구성됐다.
첫째는 영화의 많은 인물들 중 중심이 되는 베테런 CIA 요원 밥 반스(조지 클루니)를 둘러싼 중동작전과 기만과 배신. 둘째는 제네바의 에너지 자문회사의 젊은 분석가로 중동의 한 국가의 왕자의 자문역을 맡은 분석가 브라이언 우드맨(맷 데이몬)의 이야기. 셋째는 미국의 2개 대형 석유회사의 합병에 따른 문제를 담당한 워싱턴의 변호사 베넷 할러데이(제프리 라이트)의 활동. 마지막은 중동 국가의 석유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젊은 파키스탄인 와심 칸(마자르 무니즈)의 자살 테러행위.
영화는 밥이 테헤란에서 스팅어 미사일 2개를 이란인들에게 파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2개중 1개가 당초 약속과 달리 엉뚱한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이것이 후반 테러에 사용된다.
4개의 플롯이 매어 달리는 내용은 중동의 한 석유국가의 시추권을 둘러싼 미 석유회사의 로비활동.
이 나라의 병약한 국왕에게는 진보적이요 중국을 선호하는 장남 나시르(알렉산더 시딕)와 조야한 친미국파 차남 메샬이 있다. 차남이 차기 대권을 차지해야 합병을 추진중인 두 석유회사는 돈을 벌 수 있어 이들은 워싱턴의 막강한 변호사로 베넷의 보스인 딘(크리스토퍼 플러머)을 고용 국왕에 압력을 넣는다.
한편 밥은 마지막 임무로 나시르를 제거하기 위해 중동에 도착하나 현지 정보원의 배신으로 체포돼 혹독한 고문을 받는다. 이 뒤로 밥은 CIA에 의해 버림을 받는다. 이와 함께 일자리를 잃고 좌절감에 빠진 와심은 자살 테러리스트를 키우는 단체에 포섭돼 교육을 받는다.
CIA의 배신에 보복하기 위해 단신 중동에 다시 도착한 밥과 나시르가 탄 차의 콘보이 행렬이 맞는 최후와 함께 미사일을 보트에 싣고 석유탱크로 돌진하는 와심의 눈감은 모습이 처연하고 무기력하게 충격적이다. 연기와 현지 촬영이 좋다. R. WB. 그로브(323-692-0829), 모니카 (310-289-4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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