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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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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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시즌’ (Bee Season)

스펠링 천재인 11세 딸 때문에…

사랑으로 결속된 가족의 한 구성원이 자신이 맡은 역을 안 할 때 가족의 감정적 균형에 발생하는 균열을 민감하게 그린 가족드라마.
종교학 교수 아버지 솔(리처드 기어)과 과학자인 어머니 미리암(쥘리엣 비노쉬) 그리고 모범학생인 오빠 아론(맥스 빙겔라)을 둔 11세난 일라이자(플로라 크로스)는 나이보다 훨씬 더 영특한 소녀. 일라이자는 우연히 자신이 스펠링에 천재적 재능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 사실을 오빠에게만 알리고 부모에게는 숨긴다.
그런데 솔이 딸의 재능을 알게 되면서 일라이자에게 스펠링을 가르치느라 매달린다. 아버지의 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가족의 근저를 뒤흔들어 놓는다. PG-13. 그로브, 뉴윌셔(샌타모니카), 플레이하우스 7(패사디나) 등 일부지역.



‘자투라’(Zathura)

우주로 간 꼬마형제, 환상모험

‘우주모험’이라는 부제가 달린 아동용 환상 영화. 홀아버지와 자신들에게 무심한 누나와 함께 사는 두 형제인 10세난 월터와 6세난 대니는 아버지가 없는 사이 지하실에서 자투라라는 구식 보드게임을 찾아낸다. 둘이 우주를 주제로 만든 게임을 시작하면서 집안에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형제가 집 문을 열어보니 집이 토성 근처에 떠 있는 게 아닌가.
이때부터 형제는 무사히 귀가하기 위해 게임을 끝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갖 모험과 액션이 벌어진다. 형제가 게임을 마치기 위해 키를 돌리자 냉동 보관된 거대한 로봇이 나타나 둘을 공격하고 또 도마뱀처럼 생긴 외계 생물들의 공격도 받는다. 월터와 대니는 우주 비행중 공중을 자유롭게 떠도는 우주비행사를 발견해 그의 도움을 받으며 우주 모험을 계속한다. 형제애를 가르쳐 주는 소년용. PG. 전지역.


‘첨스크러버’(The Chumscrubber)★★★(5개 만점)

단짝 잃은 틴에이저 단절의 삶

가족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소외된 틴에이저의 이야기. 교외에 사는 겉으로는 멀쩡하고 모자라는 것 없는 가정의 부모와 그들의 틴에이저들 간의 관계의 단절을 그렸다.
곱지만 생명감 없는 신축 주택단지. 이 동네의 고고생 딘은 단짝으로 학교에 약물을 공급하는 트로이가 자살을 하면서 충격에 빠진다. 트로이의 자살은 동네의 주도면밀하게 유지되어 오던 심리 풍경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딘의 남녀급우 3명이 딘의 동생 찰리를 납치한 뒤 딘에게 트로이가 숨겨놓은 약물 꾸러미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그런데 이들이 납치한 찰리는 동명이인.
납치극과 함께 트로이의 장례식과 동네 시장의 결혼식이 겹치면서 인간 모양을 했으나 인간 같지 않은 동네 사람들의 얘기가 거의 초현실적으로 코믹하게 묘사된다. R. 아크라이트 등 일부지역.


‘엘리 파커’(Ellie Parker) ★★★

단역 배우 고통 ‘너희가 알아’

할리웃에서 성공하려고 오디션마다 쫓아다니는 한 단역배우의 분주한 삶을 코믹하면서도 기록영화 식으로 사실감 있게 묘사한 드라마.
엘리 파커(네이오미 와츠의 전력투구하는 연기가 훌륭하다)는 매일같이 오디션에 쫓아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정작 캐스팅은 되지 못하는 단역 배우.
그녀는 한 오디션 장소에서 다른 오디션 장소로 가는 차안에서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뛰어다니지만 성과가 없자 배우 노릇을 포기하려고 마음먹는다.
엘리는 배역 얻는 일만 잘 안 되는 게 아니라 친구와 애인 관계에서도 순탄치가 못해 심신이 피곤하다.
비정하고 몰감각한 할리웃에서 자신의 재능을 지키려고 애쓰는 여인의 이야기가 매우 강렬하게 그려졌다. 와츠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연기력을 인정받기까지 8년간 할리웃서 고생해 이 영화는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인 셈. 성인용. 선셋5 등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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