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스 컨트리’ ★★★★(5개 만점)

2005-10-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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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컨트리’ ★★★★(5개 만점)

조지(샬리즈 테론)는 남자 광부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상대로 성희롱 소송을 제기한다.

(North Country)

악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이니라

성희롱과 불평등에 과감히 맞서는
여자 광부의 법정투쟁 감동적 묘사

어린 자식들 먹여 살리고 불의와 불평등을 고치기 위해 과감히 체제(광산)와 적들(남자 광부)과 맞서는 평범한 홀어머니의 투쟁기이자 인간승리 담으로 드라마로서의 재미와 가슴을 진동시키는 감동을 고루 갖춘 훌륭한 작품이다.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로 ‘고래 타는 소녀’를 만든 뉴질랜드의 여류감독 니키 카로의 첫 할리웃 영화.
큰 스케일 속에 인간 관계와 법정 투쟁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역의 샬리즈 테론(‘괴물’로 오스카 주연상)의 민감하고 침착하면서도 안으로 튼튼한 연기가 돋보이는데 그녀가 영화를 거의 혼자 짊어지다시피 했다. 미 법사상 초유의 획기적 결과를 얻어낸 성적 희롱에 대한 집단소송의 장본인인 조지 에임스의 이야기로 샐리 필드가 오스카 주연상을 탄 ‘노마 레이’를 연상시킨다.
모두 아버지가 다른 두 남매를 둔 조지(테론)는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미네소타 북부의 철강 광산 마을에 있는 어머니(시시 스페이섹)와 아버지(리처드 젠킨스)의 집으로 온다. 그리고 조지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광부인 친구 글로리(프랜시스 맥도만드)의 권유로 광산에 취직한다. 남자 광부들 사이에서 일하는 여자 광부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조지를 비롯한 여자들은 남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온갖 성적 희롱과 육체적 접촉 및 모욕과 함께 위협을 받는다. 그러나 소수인 여자들은 속수무책.
조지도 이런 희롱과 모욕을 참고 일을 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회사 사장을 찾아가 항의하나 오히려 이것이 역작용을 일으켜 그녀에 대한 남자들의 증오와 적대감이 더 커진다. 특히 조지를 못마땅해하는 것은 아버지여서 조지의 고통이 더 크다. 어머니는 옆에서 안타까워만 할뿐. 참을 대로 참던 조지는 남자들의 모욕과 적대감이 극대화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다. 이 소송을 도와주는 사람이 이 동네의 하키선수 출신의 변호사 빌(우디 해럴슨). 그러나 그도 한참을 망설이다 조지의 변호사가 된다.
법정 진술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모든 법정 드라마가 그렇듯이 이 영화도 그 부분에서 감정 조작 수법을 쓰기는 했지만 내용 처리와 인물 묘사 등 모든 면에서 진지하고 품위를 갖춰 그런 단점을 덮어준다. 조지와 부모 및 자녀들과의 관계 그리고 여자 광부들간의 우정 등 인간관계를 매우 자상하고 감정 가득하게 묘사해 몰감정하고 거친 광산생활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압도적인 촬영과 소박한 음악도 좋다.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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