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벌이 2인조’ ★★★

2005-10-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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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2인조’ ★★★

브랜든(왼쪽)이 월터로부터 돈벌이 훈계를 받고 있다.

(Two for the Money)

풋볼 도박… 스릴과 욕망 생생히

스포츠 도박이라는 좀 색다른 주제를 가진 뜨끈뜨끈하고 힘이 용솟음치는 드라마이자 일종의 스릴러다. 폭력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주인공 존이 거물 도박꾼의 오줌발을 뒤집어쓰는 것 빼고) 내기로 거액을 벌었다가 또 알거지가 되기도 하는 인간들의 열나는 욕심이 자아내는 기운이 스릴과 긴장감을 한껏 자아낸다.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인데 이색적 소재와 함께 볼만한 것은 신사복 입은 홈리스 같은 알 파치노의 연기. 걸직한 목소리를 내면서 오스카 주연상을 탄 ‘여인의 향기’에서 보여준 것과 닮은 다소 과장되고 제스처가 큰 연기를 하는데 그의 스타파워와 함께 파치노의 존재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이 영화는 인간의 욕심과 중독에 관한 드라마이자 파우스트적 계약을 맺은 젊은이의 자기 각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 파우스트는 그러나 매우 인간적이다.
대학 풋볼의 명 쿼터백으로 프로팀에 진출할 꿈에 부푼 브랜든(매튜 매코너헤이)은 경기서 다리가 부러지면서 이 꿈이 산산조각이 난다. 라스베가스에서 900전화 세일즈맨으로 밥벌이를 하던 브랜든은 풋볼경기의 결과를 족집게로 집어내듯 예견해 스타가 된다.
브랜든의 천부적 재능이 소문이 나면서 뉴욕에서 스포츠 도박 자문회사를 운영하는 전직 도박중독자 월터(파치노)가 브랜든을 뉴욕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월터는 브랜든을 피후견인으로 돌보며 옷 사주고 여자도 사주면서 키우는데 브랜든의 풋볼경기 결과 예견이 8할대에 이르면서 월터의 회사는 돈방석에 올라앉는다. 그리고 자기 파괴적인 월터와 이름을 존 앤소니로 바꾸고 뉴요커가 된 브랜든은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관계에서 부자간의 관계처럼 발전한다.
이 야심만만한 두 남자 사이에서 이들의 저울에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월터의 아름답고 섹시한 현모양처 토니(르네 루소). 한편 존의 예견능력이 푸에르토리코의 거부 도박꾼(아만드 아산테)이 거액을 건 경기에서 빗나가면서 존과 월터간에 갈등이 인다. 토니를 둘러 싼 다소 터무니 없는 플롯이 있지만 즐길 만하다. D.J. 카루소 감독.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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